[왓슈] 존엄한 삶을 지키는 마을 돌봄 '엔딩 서포트'

강영관 2024. 1. 1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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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변과 단절된 채 홀로 삶을 마감하는 고독사.

1인 가구가 늘며 종종 듣게 되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광주의 한 마을에서는 고독사 예방과 더불어 노인의 존엄한 삶과 죽음을 위해 마을 전체가 돌봄에 나서는 복지 서비스 '엔딩 서포트'를 기획했는데요.

그 돌봄의 현장을 강영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김학수 / 74 광주광역시 우산동 : (앞으로 닥칠 일 중 가장 두려운 것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아픔이죠. 아프면서 고독사. 내가 만약 죽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피해를 줄까. (어르신 지금 어디 가세요?) 609호 할머니 댁에 갑니다.]

엔딩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박금옥 통장은 오늘도 정삼순 할머니를 살뜰히 살핍니다.

[정삼순 / 82 광주광역시 우산동 : (통장님 오시면 어떠세요?) 좋지요. 길가에서 만나도 좋고.]

36명의 서포터즈가 매일 돌봄 배려계층 150세대의 안부를 꼼꼼히 살피는 데요.

"이거 꼭 차셔야 해요. 복대."

"안 차면 못 걸어요."

이러한 노력으로 고독사를 막았습니다.

[박금옥 / 엔딩 서포터즈 : 망구(할머니) 왜 전화했어? 그랬더니 응응 그래서 왜 어디 아파 그러니까 어어 그러고만 있어요, 그래서 올라갔더니 쓰러져 계시면서 다행히 제 번호는 누르셨더라고요.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퇴원하셨는데, 아니 왜 딸한테, 아들한테 (전화) 하지 왜 나한테 먼저 했냐고, 웃으면서 그러니까 네가 제일 가깝게 있잖아.]

고독사 예방과 존엄한 죽음을 지키기 위해 마을 전체가 돌봄에 나서는'엔딩 서포트'.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이지영 / 우산동 맞춤형복지2팀장 : 현재 저희 우산동에 혼자 거주하신 분들 그리고 가족관계가 단절되신 분들의 현황을 파악했더니 다른 동보다 월등하게 높더라고요. 그 분절적으로 되어 있는 장례비 지원 서비스, 안부 살핌, 집안의 유류품 정리 그리고 사망신고까지 통합적인 서비스로 지원해 볼까? 관내에서 활동하시는 주민들하고 함께 같이 살펴보자.]

2023년 6월, 엔딩 서포트 사업이 시작된 뒤 우산동에서는 단 한 건의 고독사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르신과 관계 맺기가 쉽지만은 않았는데요.

[이지영 / 우산동 맞춤형복지2팀장 : 신뢰 관계를 쌓고 편안하게 얘기를 할 수 있는 정도까지 되기까지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고요.]

[문주환 / 엔딩 서포터즈 : 저희가 다가가서 경청했을 때 어르신들께서는 자기의 모든 마음을 이야기해 주고.]

마을 돌봄에 병원이 빠질 수 없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왕진도 '엔딩 서포트'의 중요한 사업입니다.

"세 번. 오, 이렇게 잘하셔요 운동도 하고, 제시간 때 되면 식사하고 약 먹고, 이 세 가지 약속이에요. 오케이."

[임형석 /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 이제 방문 간호가 방문하지만, 해결이 잘 안 돼서 그렇다고 병원에 가기는 굉장히 좀 어려운 상황이고 그런 경우에 저희가 이제 방문해서, 지금 욕창 치료를 하고 있는데 이제 치료하면서 굉장히 좋아지시는 분들, 그런 분들도 있고.]

홀로 돌아가신 분들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장례식장도 나섰습니다.

[민주식 / 장례식장 차장 : 혼자 사시다가 외롭게 가시는 분들을 저희가 그냥 보고만 있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부분이 있고 해서 수익 부분은 포기하고 좀 도와드리자는 취지로 개장 이래 그렇게 진행하게 됐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하나의 마을이 필요하듯 이제는 어르신의 존엄한 삶을 위해 마을이 나설 차례입니다.

[이지영 / 우산동 맞춤형복지2팀장 : 공공에서 모든 걸 다 복지 서비스로 책임질 수는 없어요. 마을 주민들은 우리가 해봐야지 우리가 도와줘야지 이게 되더라고요.]

[박금옥 / 엔딩 서포터즈 : 관심과 발로 뛰는 거죠. 직접 가보는 거.]

[임형석 /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 이웃과의 연대. 함께 서로 돌봄.]

[민주식 / 장례식장 차장 : 자주 찾아뵙고 안부 여쭙고.]

[윤영애 / 간호사 : 건강하게 집에서 살다가 내가 이제 저세상 갈 때쯤 됐을 때 자연스럽게 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김학수 / 74 광주광역시 우산동 : (홀로 사사는 어르신들께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요?) 필요한 거 없어요. 말동무, 대화. 그렇지 않으면 혼자 있으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러니까 찾아주니 얼마나 고마워요.]

제작 : 강영관[ykkang@ytn.co.kr]

최광현[choikh8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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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강영관 (ykk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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