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칼럼] 중도층 향한 여야 총선 표심 경쟁
중도층 향방에 승패 갈려
여야 극단 성향 정책 지향
중도 표심 잡을 전환 필요
새해 들어 국민의 최대관심사는 이제 90일도 채 남지 않은 총선과 그 결과이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2년 만에 치러지기 때문에 중간평가 성격이 매우 강하다. 현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바라는 유권자는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것이고, 현 정부를 계속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을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여당과 야당 모두를 불만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유권자는 제3당을 선택할 것이다. 현재 한국인의 이념적 분포는 대체로 보수 30%, 진보 30%, 그리고 상황에 따라 보수도 되고 진보도 될 수 있는 중간층이 40%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중도층의 선택이 선거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총선 변수는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이번 총선에서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다.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중간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는 경제성적표다. 그러나 작금의 경제성적표는 여당에 결코 유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중동지역 분쟁 등으로 인한 고금리와 유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출경기가 안 좋으면 재정정책을 통한 내수경기 부양이라도 해야 했는데, 윤석열정부는 출범 후 지속해서 재정 긴축기조를 유지하였다. 다행히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경기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나, 총선 때까지 국민 다수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상황까지 경기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내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부동산시장 역시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한 과다한 규제정책의 결과로 현재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노후 아파트와 주택에 대한 정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또한 젊고 참신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영입 등으로 집권당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으나, 이 정도로 불안한 중간성적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중간평가의 핵심대상은 여당 대표가 아니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총선 결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도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 정책 기조 자체를 보다 중도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정치 상황은 여당은 강한 우파, 야당은 강한 좌파 성향의 정책을 지향하기 때문에 정치사회적 갈등이 고조됨은 물론 여야 모두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4월 총선에서 제3당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는 더욱 커지는 반면, 기존의 여당과 야당 모두 과반의석 확보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정부와 여당의 경우 대북과 대외정책 분야에서는 기존의 보수노선을 확고히 지키더라도, 대내적으로 경제 및 사회정책 분야에서는 중도노선을 과감히 택한다면 중도층의 표심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완화되고, 정치 역시 생산적인 방향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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