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2' 식은땀 흘린 일본, 94위 베트남에 4-2 역전승...미나미노가 구했다
[OSEN=고성환 기자] 일본이 한 수 아래로 내려보던 베트남을 상대로 어려운 승리를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일본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FIFA 랭킹 94위 베트남에 4-2로 역전승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으로서는 뒷맛이 떫은 승리다. 경기 전만 해도 일본은 베트남전 낙승을 자신했다.
이토 준야는 "누가 나와도 확실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미토마 가오루가 다쳐서 나카무라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승리를 확신했고, 일본 매체들도 승패보다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적절한 로테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베트남을 상대로 두 골을 내주고 끌려가는 등 식은땀을 흘렸다.
실제로 모리야스 감독은 구보 다케후사와 우에다 아야세, 도안 리츠 등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판단한 선수들을 모두 아꼈다. 대신 A매치 경험이 거의 없는 호소야 마오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등 다소 실험적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일본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호소야 마오, 나카무라 게이토-미나미노 다쿠미-이토 준야, 모리타 히데사마-엔도 와타루, 이토 히로키-다니구치 쇼고-이타쿠라 고-스가와라 유키나리, 스즈키 자이온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응우옌 딘 박-도 흥 중-팜 뚜언 하이, 판 뚜언 타이-응우옌 타이 손-응우옌 뚜언 아잉-팜 쑤언 마잉, 부이 호앙 비엣 아잉-보 민 쫑-응우옌 탄 빈, 응우옌 필립이 먼저 경기장에 나섰다.
일본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1분 골키퍼 응우옌 필립이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이어진 스가와라의 슈팅은 수비벽에 걸렸지만, 흘러나온 공을 미나미노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베트남이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 16분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렸고, 응우옌 딘 박이 가까운 골문 쪽으로 크게 뛰어들며 백헤더를 시도했다. 높이 솟아오른 공은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반대편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미나미노가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그는 전반 23분 아크 부근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잘 돌아섰고, 과감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베트남이 적극적인 플레이로 일본을 위협했다. 전반 32분 응우옌 딘 박이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질주했다. 스가와라가 이를 막으려다가 위험한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베트남이 좋은 세트피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33분 응우옌 딘 박이 얻어낸 프리킥을 통해 박스 안으로 공을 보냈고, 부이 호앙 비엣 아잉중이 머리로 공을 떨궈놨다. 이를 골키퍼 스즈키가 멀리 쳐내지 못했고, 팜 뚜언 하이가 쇄도하면서 가볍게 마무리했다.
일본이 전반이 끝나기 전 재차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45분 엔도가 박스 안으로 정확한 패스를 건넸다. 공을 받은 미나미노는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정확하게 골문 구석을 찔렀다. 일본을 안도하게 하는 멋진 멀티골이었다.
일본이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전반 추가시간 4분 왼쪽에서 공을 잡은 나카무라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대 우측 상단을 꿰뚫었다. 패스를 내준 미나미노는 도움을 추가하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결국 일본은 11경기 멀티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3-2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은 난타전이 펼쳐졌던 전반과 달리 잠잠하게 흘러갔다. 일본도 크게 무리하지 않았고, 베트남 역시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며 동점골 기회를 엿봤다.
일본이 오랜만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18분 이토가 왼쪽 측면에서 속도를 살려 박스 안까지 파고든 뒤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수비 맞고 흐른 공을 모리타가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베트남 수비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좀처럼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25분 미나미노의 강력한 발리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후반 29분 우에다 아야세의 결정적인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오프사이드까지 선언됐다. 일본은 후반 39분 미나미노를 빼고 구보 다케후사를 투입했다.
일본이 4번째 골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0분 구보가 박스 중앙에서 우에다에게 패스를 건넸다. 우에다는 침착하게 수비를 제친 뒤 슈팅을 날렸고, 공은 수비에 맞고 굴절된 뒤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후반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졌다.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승부는 일본의 4-2 재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일본으로서는 하마터면 대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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