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덴마크 여왕의 용퇴 결단, 북유럽 왕실 문화 바꿀까
북유럽 왕국들은 조기 퇴위 부정적
스웨덴·노르웨이에 영향 미칠 수도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의 퇴위 결정이 생존한 국왕의 왕위 이양에 부정적인 북유럽 왕국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영국 BBC 방송이 1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덴마크 국왕 교체를 하루 앞두고 이런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끈다. 현재 83세인 마르그레테 2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큰아들 프레데릭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전격 선언한 바 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현재 55세로 젊다. 1972년 1월14일 즉위한 마르그레테 2세는 52년간 덴마크의 군주 지위를 누렸다.

그런데 북유럽 왕국들은 이런 전례를 찾기 힘들다. 현재 77세인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는 언론 인터뷰에서 “왕실은 ‘은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나 또한 그럴 의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음달이면 87세가 되는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 역시 심장질환과 암 등 건강 문제로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했으나, 주변에 퇴위 의사를 내비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2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96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영국에서 군주제 폐지 논의가 활발해진 점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수십년간 왕세자로 있다가 73세 나이에 국왕으로 즉위한 찰스 3세는 인기가 없는 편이다. 젊은층 사이에선 “하는 일도 없이 국민 세금만 축내는 왕실이 왜 필요한가”라며 아예 군주정을 없애고 공화국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러나 마르그레테 2세의 과감한 용퇴 결단으로 이런 문화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웨덴 왕실 전문가 로저 룬드그렌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6개월 전에 북유럽 왕국에서 국왕의 퇴위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면 나는 ‘그들은 결코 퇴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덴마크 여왕의 결정은 앞으로 북유럽 왕실에서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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