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걸으며 새해 소망 빌어볼까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새해 소원 비는 동해 동해 도째비골 해랑전망대/울진 바다 즐기는 죽변스카이레일/해룡 설화 깃든 삼척 수로부인길
새해 하면 떠오르는 ‘0순위’ 여행지가 강원 동해시다. 애국가 첫 소절에 등장하는 힘차게 떠오르는 일출이 바로 동해 추암 촛대바위다.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건강한 한 해를 소망하며 동해를 찾는 이유다. 그런 동해에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를 꼽으라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좋아요’가 마구 눌러질 인생샷 명소가 즐비하고 다양한 액티비티까지 즐길 수 있어서다.
해랑전망대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 위로 쭉 뻗은 길이 85m 해상 보도 교량 해랑은 ‘태양과 바다와 내가 함께한다’는 뜻. 2021년 문을 연 해랑전망대는 바닥을 유리와 구멍이 숭숭 뚫린 격자 구조로 만들어 거대한 너울성 파도가 발밑의 갯바위를 인정사정없이 때리는 풍경을 아찔하게 즐길 수 있다. 전망대 끝에 서니 세찬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가슴을 짓누르던 이름 모를 슬픔 따위와 작은 감정의 찌꺼기들이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한 줌의 먼지로 변해 바닷속으로 모두 사라지니 어렵게 체중감량에 성공한 듯 홀가분하다.
경북 울진군 후포리 등기산스카이워크는 겨울바다를 짜릿하게 즐기는 ‘원조 스카이워크’다. 2018년 개장 당시 등기산스카이워크는 국내 최장 스카이워크로 화제를 모았다. 등기산 공원에서 출렁다리를 건너면 자연스럽게 스카이워크로 이어진다. 갓바위 공원에서 바다 위로 거침없이 뻗어 나간 스카이워크는 멀리서 봐도 간담이 서늘하다. 그야말로 하늘 바닷길로 폭 2m, 높이 20m, 전체 길이 135m이며 강화유리 설치 구간이 57m에 달한다. 56㎜ 접합강화유리를 설치해 15t 무게도 견딜 만큼 튼튼하니 무서워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카이워크를 따라 걷는다. 발아래로 출렁거리는 깊고 푸른 바다와 갓바위에 파도가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포말은 아찔하면서도 아름답다.
죽변해안 스카이레일을 타면 울진 바다를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죽변항~봉수항 2.8㎞ A코스, 후정해변~봉수항 2㎞의 B코스가 운영되며 죽변 명물인 하트해변,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 죽변등대를 볼 수 있다.
수로부인은 강릉 태수 순정공의 아내로 전해지며 향가 ‘헌화가’와 ‘해가’의 주인공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할 때 동해에서 갑자기 해룡이 나타나 수로부인을 납치했다. 이에 한 노인이 백성을 모아 막대기로 땅을 치며 ‘해가’를 부르자, 용이 다시 부인을 모시고 나왔다. 이런 수로부인의 설화로 꾸민 곳이 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과 해가사의터다.
높이 51m 승강기를 이용해 임원항 인근 남화산 정상에 있는 수로부인헌화공원에 가볍게 오를 수 있다. 산책로를 따라 정상에 도착하면 드넓은 공원에 용을 탄 수로부인 조형물을 만난다. 천연 석재를 깎아 만들었는데 높이 10.6m, 무게 500t에 달하며 여의주를 문 용은 짙푸른 동해 위로 날아오를 듯 생동감이 넘친다. 언덕을 따라 막대기로 땅을 치는 백성 등 설화 장면들이 이어진다. 언덕 위에는 십이지신상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나무 조각상과 수로부인 흉상도 설치됐다.
동해·울진=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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