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밥을 왜 먹냐?” 83세 할아버지가 1004G 레전드 불펜을 깨웠다…그렇게 197SV·145홀드 ‘금자탑’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 밥을 왜 먹냐.”
한화 이글스 플레잉 코치 정우람(39)에게 빼놓을 수 없는 스승 중 한 명이 바로 김성근(83) 최강야구 몬스터즈 감독이다. 정우람은 SK 와이번스에 이어 한화 이글스에서도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프로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지도자라고 봐야 한다.
그런 정우람은 지난 12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김태균[TK52]에 출연해 김태균과 떡국을 먹으며 이런저런 야구 얘기를 풀어냈다. 김성근 감독 얘기가 나오자, 정우람은 ‘할아버지’라고 했다.
“좀 오래 하기도 했고, 편하기도 하고, 존경의 의미도 있는, 친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다”라고 했다. 정우람은 이 방송에서 2~3년차에 볼넷을 남발하고 강판되자 덕아웃 근처에서 크게 욕설을 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때 2개월간 2군에 있으면서 지금의 명품 서클체인지업이 탄생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일화도 소개했다. 정우람은 “아침에 호텔에서 ‘야, 이리로 와봐라. 너 밥을 왜 먹냐’ 그러더라. 그래서 ‘살려고 먹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감독님이 ‘그래, 야구도 살려고 해라. 네가 밥 먹고 살려고 하는 것처럼 야구도 그렇게 생각하고 해봐’라고 했다. 감독님은 내가 더 간절하게 야구를 하길 바랐다”라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를 목숨에 비유하고, 야구에 모든 것을 쏟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80대인 지금도 아무도 못 말리는 야구 열정을 자랑한다. 정우람은 그날 김성근 감독의 한 마디에 야구를 다시 생각하게 됐고, 그 결과 투수 최다 1004경기 출장에 197세이브, 145홀드를 쌓을 수 있었다.
정우람은 “할아버지는 무섭진 않으세요. 그냥 대단하시다, 그런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저렇게 저렇게까지 하실 수 있지. 대단하시다는 말 밖에 안 나오죠. 그래서 더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까 이기는 게 목표이고, 결과 내야 따라온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태균도 한화 시절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두 사람은 한화 스프링캠프에서의 일화를 소개하는 등 한동안 웃음꽃을 피웠다. 어쨌든 훈련량만큼은 엄청났고, 정우람은 투수들도 야수들 못지 않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정우람은 플레잉코치를 통해 사실상 현역 야구인생의 마지막에 들어섰다. 일단 코치에 집중하되, 선수로서도 몸을 만들 것인지 타이밍을 볼 예정이다. 그는 “팔이 좀 괜찮으면 모르겠는데,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다. 팀 상황이 좋고, 모두가 바라는 게 맞물릴 때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상황 자체가 내가 뭔가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끝으로 정우람은 “선수라는 타이틀이 있기 때문에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안 올 수도 있다. 경기를 나가는 것에 목표를 잡고 한번 해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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