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핵심 소재 가격 급락…배터리 셀도 최대 10%대 ‘뚝’

이진주 기자 2024. 1. 1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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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중국서 리튬이온 배터리 셀 전월보다 6~10% 하락
전기차 둔화·과잉 생산에 리튬 60%·니켈 30% 등 가격 떨어져
LG엔솔 등 배터리 업계 실적 직격탄…올 2분기부터 안정 전망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공급 과잉’이 되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해당 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14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셀 가격은 전월보다 6∼10% 하락했다. 배터리 셀은 전해액, 양극재, 음극재 등으로 구성된 2차전지의 최소 단위다.

셀 유형별로는 1와트시(Wh)당 가격 기준 각형 리튬인산철(LFP) 셀이 0.45위안으로 10.1%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각형 삼원계(NCM) 셀은 0.51위안으로 6.7% 하락했으며, 파우치형 삼원계(NCM) 셀은 0.55위안으로 7.0% 떨어졌다.

배터리 셀 가격은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각각 2%, 3∼4% 하락한 데 이어 4분기 내내 내림세를 이어갔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12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재고 감축 전략을 추진하면서 셀 수요를 더욱 줄였다”며 “시장 주문 부족과 공급사의 현금 안정화 수요가 맞물려 저가 판매 전략으로 이어졌고, 이에 다양한 제품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리튬, 니켈, 흑연 등 2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광물 가격도 하락했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 가격은 60% 이상 떨어졌으며, 니켈, 흑연, 코발트 가격도 각각 30%가량 내렸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성장세는 둔화하는데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생산국들이 니켈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충전 인프라 부족과 배터리 가격 부담 등으로 급성장해오던 전기차 시장에 일정한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기차보다는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으로 내연기관차와의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을 기존 추정치보다 4%포인트 낮춘 20%로 제시했다.

지난해 유례없는 실적 호황을 거둔 국내 배터리사들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수요 하락과 배터리 소재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실적에 충격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5% 늘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53.7% 줄어든 338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였던 5877억원을 42%나 밑돈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했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와 SK온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연간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공급망 전반의 재고가 점차 정상화하면서 올해 2분기부터는 재고가 건전한 수준을 회복하고 배터리 가격도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을 분명 받고 있지만 시장 침체는 일시적으로 본다”며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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