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운 연두색 번호판?
전년 대비 60% 급증한 1858대
올해 번호판제 도입 허점 노린 듯
올해부터 법인차 식별을 위한 ‘연두색 번호판’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3억원이 넘는 초고가 법인 승용차 등록 대수가 1년 전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대당 3억~5억원대인 페라리가 12.3% 증가한 339대 팔리고, 일부 3억원대 모델이 있는 람보르기니도 6.9% 늘어난 431대가 판매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승용차 등록 현황을 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법인 승용차 가운데 취득가액이 3억원을 넘는 차량은 1858대였다. 이 중 3억∼5억원은 1554대, 5억원 초과는 304대였다.
2022년 등록 기준으로 3억원 넘는 법인 승용차 등록 대수 1173대(3억∼5억원 934대, 5억원 초과 239대)에 비해 1년 만에 685대(58.4%)가 늘었다. 3억원 이상 법인 승용차는 2018년 357대, 2019년 616대, 2020년 591대, 2021년 820대 등으로 대체로 꾸준히 늘어왔다. 5년 만에 5.2배로 증가한 것으로, 연간 증가 대수는 지난해가 가장 많았다.
예컨대 3억원 이상 고가차는 람보르기니나 포르셰의 고급 모델이나 페라리 등이 해당한다.
지난해 테슬라를 제외한 신규 등록 수입차 27만1034대 중 법인 명의는 39.7%인 10만7677대였다. 2022년 39.1%에서 소폭 증가했다. 결국 초고가 수입차 위주로 법인차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번호판 바탕에 연두색을 넣어 법인차임을 한눈에 알게 하는 이 제도는 그동안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법인 명의로 고가 차량을 구입하거나 리스해 놓고 기업 오너나 가족이 사적으로 이용해오던 사례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초고가 수입차 등록이 급증한 것은 올해부터 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이 의무화되는 점이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고가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를 피하고자 구매를 서두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소급 적용이 되지 않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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