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환하게…가로수도, 사람도 고달프다
[앵커]
요즘 같은 겨울에 도심을 환하게 장식하는 조명들 많이 보실 겁니다.
그런데 이 조명 장치를 너무 오래 켜 놓으면 가로수가 손상될 뿐만 아니라, 사람도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화진 기잡니다.
[리포트]
가로수를 덮은 LED 조명이 겨울밤을 수놓습니다.
퇴근길을 재촉하던 시민들의 발걸음마저 붙잡습니다.
[최현중/서울 동대문구 : "밝고 아름다운 야경, 너무 좋아요. 외국하고 비교할 때 우리나라도 손색이 없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이런 조명을 밤새 켜놓으면 가로수의 생체시계가 교란됩니다.
대표적인 가로수인 은행나무와 벚나무에 밤새 조명을 달고 야간 호흡량을 쟀습니다.
빛에 노출되지 않은 나무보다 평균 3배가량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었습니다.
가로수에 무리가 가고 대기 환경에도 악영향을 주는 겁니다.
[제선미/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 "실험했던 건 꼬마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예요. 빛이 많이 약하고 온도도 좀 낮거든요. 더 강한 빛이나 아니면 아주 장기간 동안 처리를 했을 때는 세포 자체가 파괴된다..."]
강한 야간 조명은 사람에게도 직접적인 피해를 줍니다.
2022년 환경부에 접수된 빛 공해 민원은 7천5백여 건.
수면장애와 눈부심, 생활 불편 등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권준수/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멜라토닌이 나와야 수면 효과가 있는데 (인공조명이) 계속되면 이게 낮인 줄 알잖아요. 이런 사람들이 굉장히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병에 많이 걸리고 수면장애는 당연히 오고..."]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89%가 야간 조명이 지나친 빛 공해 지역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부는 빛 공해 방지를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만 시행 중인 옥외조명 사전 심사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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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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