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제' 안세영, 항저우AG 금메달 후 첫 우승…또 부상 투혼

맹봉주 기자 2024. 1. 1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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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확정 후 안세영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EPA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번에도 무릎 부상을 이겨냈다.

안세영이 정상에 올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첫 우승이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4위 타이쯔잉(대만)을 2-1(10-21 21-10 21-18)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안세영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세리모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부상 투혼 속에 거둔 값진 우승이었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초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쳤다. 하지만 계속 경기를 치렀고, 완급 조절을 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천위페이(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명실상부 세계 최강으로 재확인 되는 순간이었다.

무릎 부상 때문에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한동안 재활과 치료에 집중했다. 부상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1월 일본 마스터스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와 재회했다. 결과는 패배. 안세영은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 중국 마스터스에선 16강에 탈락했다. 안세영으로선 충격적인 대회 결과였다.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 투어 파이널에선 타이쯔잉과 준결에서 붙어 1-2로 역전패했다. 무릎 부상 여파로 이전과 같이 상대를 찍어 누르는 압도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 안세영.

이번 대회도 순탄치 않았다. 8강전에서 세계랭킹 22위로 한 수 아래인 싱가포르의 여지아민에게 간신이 이겼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중국의 장이만을 완파하고 결승에서 타이쯔잉을 넘어 결국 정상에 올랐다.

완벽한 설욕전이었다. 안세영은 지난해 12월 안세영은 1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짐나지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 2023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세계 4위 타이쯔잉(대만)에게 1-2(21-19 15-21 20-22)로 역전패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분위기를 못 이어 갔다. 전날 안세영은 타이쯔잉을 2-0으로 누르고 조별리그 2승 1패를 기록, A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안세영은 앞서 1차전에서 소속팀과 대표팀 선배 김가은(25, 삼성생명)에게 0-2로 일격을 맞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입은 무릎 부상 여파가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2차전부터 힘을 냈다. 세계 7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2-0으로 잡았다. 충격패를 추슬렀다. 전날에는 '라이벌' 타이쯔잉마저 완파하고 조 1위를 손에 넣었다.

경기 뒤 4강전 대진 추첨 결과 안세영은 타이쯔잉과 다시 만났다.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타이쯔잉과 상대 전적을 10승 2패로 쌓았다. 올해는 더 압도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딱 한번 졌다. 그러면서 7승을 챙겼다. 낙승이 기대됐지만 부상 여파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 내내 점프 스매시를 최대한 자제했다. 상대 허를 찌르는 대각 공격과 드롭샷으로 승리 눈앞까지 갔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운명의 3세트에서 초반 넉넉히 벌려놓은 점수 차를 차례차례 잃으며 쓴잔을 마셨다.

1세트는 팽팽했다. 둘은 6-6, 9-9, 11-11로 치열히 맞섰다. 아직 무릎이 정상이 아닌 안세영은 런지(한쪽 무릎을 굽혔다 치고 나오는 동작)를 보일 때마다 반응 속도가 다소 늦었다. 절묘한 코스 공략으로 상대 허를 찔렀다. 점프 스매시보다 크로스 헤어핀(네트 가까이에 붙어 넘어온 공을 다시 네트에 붙여 짧게 넘기는 기술)과 좌우 대각을 노리는 공격으로 점수를 쌓았다. 연속 3득점으로 14-11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몸 상태 탓에 점프를 지양하는 패턴이 읽히면서 다시 접전 흐름에 놓였다. 19-19로 난전 양상을 띠었다. 이때 안세영의 진가가 나왔다. 투혼과 집중력에서 타이쯔잉을 두 뼘 앞섰다. 직선 드롭샷으로 상대 리시브를 꾸준히 흔들었다. 이어 대각 공격으로 상대 발을 꼼짝 못하게 했다. 수싸움에서 압도했다. 연속 득점으로 21-19를 만들었다. 1세트를 눈부시게 따냈다.

▲ 안세영이 자기 자리를 찾았다.

2세트 초반 주도권을 쥐었다.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연속 4실점해 6-6 동점을 내줬다. 이후 시소 게임이 펼쳐졌다. 안세영이 11점을 선취했다. 인터벌을 마친 뒤 둘은 엎치락뒤치락했다. 안세영은 확실히 상대 드롭샷을 수비한 뒤 움직임이 신속지 못했다. 부상 여파가 상당해 보였다.

타이쯔잉은 영리했다. 안세영 허점을 활용했다. 짧게 떨어뜨리는 공격으로 안세영을 전위로 호출하거나 대각으로 크게 틀어 셔틀콕을 꽂았다. 13-13으로 맞선 상황에서 연속 5점을 이 방식으로 얻었다. 결국 21-15로 2세트를 획득했다. 3세트를 위해 2세트는 버린 것일까. 마지막 세트에서 '여제'는 놀라운 경기력을 뽐냈다. 낮게 점프하고 때리는 스탠딩 스매시가 연이어 성공했다. 10-3으로 크게 앞섰다. 11점을 선취한 뒤 연속 3실점했지만 다시 연속 3득점으로 응수했다. 위기 때마다 정신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끝내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17-9에서 20-20으로 동점을 허락했다. 결국 한 번 내준 흐름을 되찾아오지 못했다. 연속 실점을 헌납하고 20-22로 고개를 떨궜다.

안세영은 이날 결승에서 부상을 안고 있는 오른쪽 무릎에 붕대를 칭칭 감고 나왔다. 그럼에도 경기 중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승리 전망은 어두워졌다.

첫 세트도 타이쯔잉에게 내주며 고전했다. 승부처는 2세트. 안세영이 21-10으로 대파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3세트에선 타이쯔잉의 실책을 유도하는 경기로 노련함을 보였다.

▲ 안세영 ⓒ 연합뉴스/AFP

타이추잉도 안세영의 경기 운영을 읽었다. 시소게임이 이어졌고 6-5로 리드를 잡은 뒤 공격에 연이어 성공하며 주도권을 쥐고 갔다.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대로 승리에 성공했다. 지난해 10개의 금메달을 얻을 당시와 세계랭킹 1위, 올해의 선수로 인정받은 모습 그대로였다.

안세영은 3개월여 만에 우승하며 올해 7월에 열릴 2024 파리올림픽 정상 도전의 에너지를 얻었다. 다만 여전히 오른쪽 무릎 부상에 대한 걱정은 있다.

한편 같은 날 열린 혼합복식 결승전에선 김원호와 정나은이 일본의 아타나베 유타, 히가시노 아리사에게 0-2(18-21 15-21)로 지며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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