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빈자리 차지할 승자, 아프리카TV냐 치지직이냐

이진경 2024. 1. 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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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게임 스트리밍 선두 경쟁
2월 트위치 한국 철수에 시장 선점 격전
아프리카TV, 트위치 계정 연동 전략 펴
트위치 1위 스트리머 확보하며 기선제압
2분기 글로벌 서비스 ‘숲’ 출시 생태계 확장
치지직도 구독 승계 지원 속 이용자 확보
풀HD급 화질·다시보기 등 차별화 모색
네이버페이·카페 등 기존 서비스 연계도
업계 “스트리머·콘텐츠가 승패 가를 것”
실시간 게임 방송인 게임 스트리밍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e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다음달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2위인 아프리카TV가 기회를 잡은 가운데,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내놓으면서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국내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두고 양사가 치열한 선두경쟁에 돌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아프리카TV로 이동할 수 있도록 ‘트위치 웰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트위치 스트리머가 별도 회원 가입 절차 없이 기존 아이디로 접속할 수 있도록 계정 연동을 지원한다. 아프리카TV BJ(인터넷방송 진행자)가 되면 기존 팔로어 즐겨찾기에 자동으로 등록된다. 또 이달까지 전환하는 스트리머에 한해 트위치에서의 방송 시간을 400시간까지 인정해 주기로 했다.

트위치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이 최근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이어간다고 발표한 것은 아프리카TV에 희소식이다. 국내 1세대 인터넷 방송인인 우왁굳은 ‘페이커’ 이상혁(T1)을 제외하면 국내 최초로 트위치 팔로어 100만명을 돌파한 스트리머다. 우왁굳이 기획한 가상인간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세돌)’도 함께 아프리카TV로 이동한다. 이 발표에 아프리카TV 주가가 급등했다.

아프리카TV는 올해 서비스 전반을 개편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욕설과 선정성 논란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의지다.

아프리카TV는 올 2분기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숲)’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든 구성 요소가 어우러지는 ‘숲’ 생태계처럼 스트리머와 이용자, 파트너사 모두 자유롭게 참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스트리밍 커뮤니티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국내뿐 아니라 e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숲의 영향력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아프리카TV BJ들이 숲 동시 송출을 통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숲의 글로벌 베타 버전은 영어, 태국어, 중국어(간자체, 번자체)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네이버 치지직은 현재 베타서비스 중으로 4월 정식 출시 예정이다. 시범서비스 과정에서 다양한 이용자 의견을 들으며 개선해 나가고 있다.

최대 화질은 풀HD급인 1080p 60프레임을 제공하며, 주문형비디오(VOD) 다시보기를 지원해 트위치와 차별화를 꾀했다. 네이버 검색과 게임판, 네이버페이, 카페 등 기존 서비스와의 연계로 이용 효율성을 높였다. 치지직 시청자들은 아프리카TV의 별풍선에 해당하는 ‘치즈’를 네이버페이로 구매해 후원할 수 있다. 네이버는 스트리머가 받은 치즈에서 얼마큼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분배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트위치에서 방송하던 ‘침착맨’(웹툰작가 이말년), ‘릴카’ 등 유명 스트리머 일부는 치지직에서 활동을 모색하는 중이다.
치지직도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에 구독 승계를 지원하며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구독기간 이어가기’를 신청하면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다양한 정보들이 치지직으로 연계된다. 스트리머는 트위치에서 사용하던 구독자 이모티콘 등을 그대로 쓸 수 있다. 이용자들도 자신이 트위치에서 팔로우하던 스트리머를 치지직에서 쉽게 확인하고, 구독 기간도 합산된다.

양사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해당 시장의 확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2023년 116억9000만달러(약 15조3700억원)에서 2028년 182억2000만달러(약 23조 96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네이버는 1020대 이용자들을 네이버에 오랜 시간 붙잡아두기 위해 게임 스트리밍이 필요하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빼앗긴 1020대 이용자들을 되돌리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20초 내외 짧은 영상인 ‘클립’을 위한 크리에이터를 대대적으로 모집하는 등 동영상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명 스트리머 확보와 양질의 콘텐츠, 유해 콘텐츠 모니터링·차단·관리가 승패를 가를 과제로 보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별풍선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네이버는 게임 스트리밍 주요 수요층인 젊은층을 확보하면서 전체 플랫폼 이용 연령대가 낮아지는 효과와 체류시간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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