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에서 “비빔밥”까지…제3지대 희망가 ‘미래는 대연합’

탁지영 기자 2024. 1. 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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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탈당파 주축 가칭 ‘미래대연합’ 창준위 출범
국회 의원회관에서 14일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 창준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조응천 공동 창준위원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원욱 공동 창준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정태근 공동 창준위원장, 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문재원 기자
김종민 의원, 이낙연·이준석과 만나 ‘세력 통합 탐색전’
이준석 “떴다방 같은 건 안 해” 야권과 연대 ‘속도 조절’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정태근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추진 중인 가칭 ‘미래대연합’이 1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미래대연합은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새로운미래’(가칭) 창당을 준비 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나 제3지대 연합 탐색전을 벌였다.

미래대연합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 문병호 전 국민의힘 영등포갑 당협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미래대연합은 “모든 개혁세력, 미래세력과 힘을 합쳐 낡고 무능한 기득권 체제를 타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에서 “우리의 길을 가로막는 세력은 ‘정치 이대로 좋다’면서 기득권을 나눠 가지려고 지금도 혈안이다”라며 “그들과 싸우려면 우리가 먼저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대연합의 길에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텐트 크게 쳐주십시오”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제3지대 연합을 비빔밥에 빗대었다. 이 전 대표는 “당근은 당근답게, 시금치는 시금치답게 여러 고명이 그 맛과 식감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먹을 가치가 없는 비빔밥이 될 것”이라며 “큰 집에서 많은 국민이 각지 특산물로 구성한 비빔밥을 즐기는 날이 대한민국 정치 개혁이 완성된 날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과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는 창준위 출범식에 앞서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각 세력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후 처음으로 모인 자리인 만큼 제3지대 연합을 도모하기 위한 탐색전으로 해석됐다.

김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기득권 정치 타파를 요구하는 민심에 우리가 반드시 보답하고 응답해야 한다는 점에서 함께 공감했다”며 “(새로운미래) 창준위가 공식 발족하면 서로 본격적으로 대화와 협의를 해보자까지만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다만 제3지대 통합을 대하는 각 세력의 온도차가 드러났다. 미래대연합, 새로운미래 등 야권발 신당은 각 세력이 창준위를 발족하며 독자적으로 출발하더라도 2월 설 연휴 전에는 제3지대 세력이 모두 모인 ‘빅텐트 신당’을 꾸리길 원한다.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탈당 인사들 위주로 구성된 만큼 정치적 견해에 큰 차이가 없어 연합의 허들이 비교적 낮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는 야권발 신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맛있는 비빔밥을 만드는 조합의 과정을 고민하는 것 못지않게 각자 고유의 개성을 키우고 선명한 방향성을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급하게 모여서 다 갈아버리면 그게 죽이지, 비빔밥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큰 집에 참여하려는 정파들은 국민 앞에 다음 대선까지는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해야 한다”며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친다고 한다면 그런 결사체는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래대연합 공동 창준위원장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박원석·정태근 전 의원이 맡는다. 법적 대표는 조 의원이, 원내대표는 김 의원이, 사무총장은 이 의원이 맡기로 했다.

새로운미래는 1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연다. 개혁신당은 오는 20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신당을 공식 출범시킨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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