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광부 부친’ 일찍 여의고 의사 돼…흙수저 신화[대만 새 총통 라이칭더]

이종섭 기자 2024. 1. 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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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통 출신의 첫 총통…‘8년 주기로 정권 교체’ 징크스도 깨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제16대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라이칭더(65)는 대만에서 8년 주기 정권 교체 징크스를 깨는 동시에 부총통 출신으로는 처음 총통 자리에 오르는 두 가지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옛 타이베이현 완리향(현 신베이시 완리구)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라이 당선인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국립 대만대에 진학해 의사가 된 그는 1998년 민진당의 텃밭인 타이난에서 입법위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타이난 시장을 거쳐 2017년 행정원장에 임명되면서 정치적 입지를 키웠다.

2020년 총통 선거 때는 차이잉원 현 총통과의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 부총통 후보가 됐고, 4년간 차이 총통과 손발을 맞추며 정치 기반과 대중적 지지도를 다진 끝에 마침내 총통 자리에 오르게 됐다. 스스로를 ‘대만 독립을 위한 일꾼’이라 칭한 그를 중국은 ‘완고한 독립·분열주의자’로 규정한다.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은 ‘고양이 전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차이 총통 집권 2기에 주미 대사 격인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 대표를 지낼 당시 중국의 공격적인 ‘전랑(늑대전사) 외교’에 맞서 유연한 ‘전묘(고양이 전사) 외교론’을 설파했기 때문이다. 샤오 당선인도 친미·독립 성향이 강한 편이다. 그는 대만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대만에서 자라다 고교 시절부터 미국에서 공부했다. 미국 주재 민진당 대표 사무실에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당 외교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2001년부터는 4차례 입법위원을 지냈다. 2020년 선거에서 낙선한 후 같은 해 7월부터 주미 대표부 대표로 일하다 지난해 말 부총통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타이베이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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