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겁주고도 ‘대패’…심기불편 중국, 대만 봉쇄작전 강화할 듯
지난 8년간 9개국과 단교
‘경제지원’ 약속한 中선택
추가 단교국 가능성 높아
‘군사 압박’ 장기화될수도
현재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는 나라는 13개국이다. 지역별로는 파라과이·과테말라·벨리즈·아이티 등 중남미 7개국과 팔라우·마셜제도 등 오세아니아 4개국, 유럽(바티칸)과 아프리카(에스와티니) 각각 1개국이다.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취임 당시 수교국이 22개이던 점을 감안하면 8년 동안 9개국과 단교한 것이다.
2016년 상투메프린시페를 시작으로 파나마,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 등이 대만과 단교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온두라스가 대만과 관계를 끊었다. 1941년 대만과 수교한 온두라스가 82년 만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를 맺은 것이다. 온두라스보다 먼저 대만과 단교한 8개국도 모두 중국과 새롭게 수교했다.
당시 온두라스가 대만 대신 중국을 택한 이유는 ‘차이나머니’다. 온두라스는 병원과 댐 건설, 부채 상환 등을 위해 대만에 최소 25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경제 원조를 요구했지만 대만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중국이 25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평화연구소(USIP)에 따르면 중국은 2005∼2020년 동안 최소 1300억 달러(약 170조 원)를 중남미에 투자했다.
2021년 대만과 단교한 니카라과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만과 단교 후 중국과 수교했는데 당시 외신에는 중국이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잇달아 ‘대만 고립’ 외교에 나서자 차이 총통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방해하는 중국의 시도에도 민주주의를 향한 대만 국민의 확고한 의지는 약화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라이 당선인 취임과 맞물려 중국의 이러한 외교 행보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이 2022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대만이 10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며 경제적 지원을 요구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 단교국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파라과이를 향해 대만과 단교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 수위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12일 오전 6시부터 선거 당일인 13일 오전 6시까지 대만 해역 주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8대와 군함 6척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윈(Y)-8 대잠 정찰기 1대는 대만 남서부 공역에 진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2일 오전 3시29분과 오후 2시35분에는 중국 정찰풍선 2개가 대만 본섬 주변에서 탐지됐다. 각각 고도 약 2만2000피트, 2만피트 높이에서 모두 동쪽으로 날아가 지난 12일 오전 5 44분과 오후 5시41분에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군사적 압박과 도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라이 당선인의 취임식 전까지 중국은 긴장 고조 국면을 만드는 무력 시위와 여론전을 계속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켄턴 티보 애틀랜틱카운슬 디지털포렌식연구소 중국 선임연구원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양안 간 안보 영역에서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며 “미국과 민진당이 아태 지역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점도 강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한 뒤 “라이 당선인의 취임사와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 등을 보면서 (중국이) 압박 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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