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25곡…실내체육관 꽉 채운 이준호의 저력 “‘준호랜드’에 온 걸 환영합니다”[SS리뷰]
[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소리 질러”
14일 오후, ‘2024 이준호 콘서트 다시 만나는 날’이 열린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이 지진같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규모는 작지만 열기만은 흡사 진도 2.3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던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못지않았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7~8월 일본에서 열린 이준호의 솔로 아레나 투어 ‘마타 아에루 히’(다시 만나는 날)의 연장선이다. 이준호가 국내에서 솔로 콘서트를 가지는 건 지난 2019년 3월 ‘준호 더 베스트 인 서울’ 이후 약 5년 만이다.공연장은 시야제한석을 포함,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실내체육관은 지난해 9월 2PM이 15주년 콘서트를 개최한 장소기도 하다. 팀의 막내인 이준호는 멤버들 없이 홀로 이틀동안 실내체육관을 꽉 채우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날 팬들의 열기에 놀란 이준호는 “제가 들어 본 함성 소리 중 가장 큰 함성 소리 같다”며 “오늘이 마지막 공연인 것처럼 아주 열심히 불을 질러 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공연은 솔로가수이자 배우인 이준호의 무한 매력을 마음껏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자리다. 무려 25곡의 셋리스트를 들고 온 이준호는 180여 분 동안 이어진 공연 내내 때로 감미로운 발라더로, 때로 카리스마 넘치는 록커로, 때로 지치지 않는 댄싱머신으로 분해 다채로운 모습을 뽐냈다.
공연명과 동명인 ‘다시 만난 날’의 한국어 버전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그는 솔로미니앨범, 솔로베스트앨범, 일본 앨범 등 지난 16년간 가수활동을 집대성한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일본 솔로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발표한 현지 스페셜 싱글 ‘캔 아이’(Can I)를 한국어로 개사해 국내 팬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발표한 ‘낫씽 벗 유’(Nothing but you), ‘프레셔’(Pressure) 등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곡들을 비롯, 반려묘를 떠나보낸 뒤 감정을 담은 ‘파인’(Fine) 등을 통해 팬들과 교감했다. 그는 ‘파인’을 소개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 곡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좋지만, 위로를 많이 받았다. 그 때의 감정을, 마음을 가사와 멜로디로 남길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팬들은 3시간 여 동안 지치지 않는 떼창과 함성으로 화답했다. 일본 미니 4집 수록곡 ‘노바디엘스’(Nobody else), 일본 미니 7집 수록곡 ‘달링’(Darling) 등 국내에서 발표하지 않은 곡을 부를 때도 모든 팬들이 한목소리로 가사를 따라 불렀다. 이에 이준호는 “여러분도 나처럼 성대가 튼튼한가보다. 내가 더 분발해야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스탠딩석의 팬들에게 “힘들면 잠시 쉬었다 와라”고 권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제로 이준호는 솔로가수로 국내보다 일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준호는 “한국에서 정식으로 솔로 앨범을 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팬 여러분께서 콘서트장을 가득 채워주셨다니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좋은 곡이 있다면 언제든 내고 싶다. 다만 곡을 쓰면서도 좋은 노래일지도 모르겠고, ‘여러분들이 마냥 좋아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하기에는 대중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진지한 속내를 전했다.
배우와 가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몇 안되는 성공한 멀티테이너지만 힘들었던 속내도 고백했다. 그는 “이제 와서 말하지만 양쪽 일을 모두 해내는 게 쉽지만은 않다. 팬들이 그룹활동과 개인 솔로활동을 모두 사랑해주셨기에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다”며 “나 역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준호는 “요즘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팬 여러분들 모두 건강히 계신다면 언제 어떤 형태로든 여러분들 곁에 존재하고 싶다”며 “여러분의 행복과 귀감이 될 수 있는 건강한 저로 잘 가꿔 나가겠다. 모두 건강히 자기 자신을 잘 지켜달라”고 팬들을 향한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이날 공연에는 지난해 이준호와 JTBC ‘킹더랜드’에 출연한 소녀시대 임윤아를 비롯, 안세하, 김재원, 고원희 등이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2PM 장우영, 니지 프로젝트2의 넥스지 등도 공연을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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