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한표” 외치면 수작업으로 ‘正’ 적는 대만의 개표 문화…누구나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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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5시경 대만 타이베이 완화(萬華)구의 한 골목.
1996년부터 직선제를 실시한 대만에서는 한국처럼 전자 개표를 하지 않고 이처럼 수작업으로 일일이 개표한다.
누구나 개표 작업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도 대만 선거 제도의 특징이다.
대만 인구는 한국의 절반도 되지 않는 2400만 명이나 이날 운영한 투표소는 1만7795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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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한 표”
13일 오후 5시경 대만 타이베이 완화(萬華)구의 한 골목. 복덕방처럼 생긴 건물 1층 상가에서 우렁찬 외침과 복창이 울려 퍼졌다. 이날 치러진 총통 및 입법의원(국회의원) 선거의 개표 현장이었다.
투표소로도 운영된 이 곳서는 일반 시민도 모두 개표 현장을 볼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가로 50cm, 세로 10cm 정도의 투표용지를 활짝 편 뒤 머리 위로 번쩍 들어 기표된 후보의 이름을 외치면 다른 관계자가 그 결과를 ‘바를 정(正)’ 자로 하나하나 적는 식이다.
1996년부터 직선제를 실시한 대만에서는 한국처럼 전자 개표를 하지 않고 이처럼 수작업으로 일일이 개표한다.
누구나 개표 작업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도 대만 선거 제도의 특징이다. 선관위가 개표 관람증을 한정 배부하는 한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날 완화구의 투·개표소에서도 주민 6명이 앉아서 개표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고, 저녁거리를 사서 집에 가던 다른 시민이 잠시 멈춰서 현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대만 인구는 한국의 절반도 되지 않는 2400만 명이나 이날 운영한 투표소는 1만7795개에 달했다. 2022년 대선 당시 한국이 운영한 투표소(1만4464개)보다 많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가 불가능하고 자신의 고향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거리에서 만난 천(陳)모 씨(44)는 “현재 타이베이에 거주하지만 투표는 고향인 중부 타이중에서 했다”고 말했다.
이 투표소로부터 100m 떨어진 민진당 소속 입법의원 후보의 사무소에서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이 곳 역시 상가 건물 1층에 자리했고 출입문이 없었다. 타이베이 시민 리우(林)모 씨(38)는 “대만 민주주의는 거리에서 태동한 젊은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타이베이=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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