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눈보라에도 ‘성조기 부대’ 집결…미국 공화당 첫 경선지 가보니 [르포]
비행기 연착, 도로 꽉 막혀
15일 ‘화이트 아웃’ 예보
유권자 투표율은 저조할 듯
아아오와 막판 여론조사서
트럼프 48%, 헤일리 20% 순
트럼프 “헤일리 세계주의자”
헤일리 “트럼프 늘 혼란따라다녀”
아이오와주로 가는 비행기는 줄줄이 결항되거나 수시로 연착됐다. 무릎까지 쌓인 눈 때문에 도로 전역이 꽉 막혔다. 어지간한 한파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아이오와 사람들이지만, 1600여 곳에 흩어진 투표소에서 15일 저녁 7시부터 열리는 코커스 참여가 망설여지는 악천후다. 현지에서는 날씨가 ‘트럼프 대세론’과 ‘헤일리 추격’이라는 공화당 대선 판세를 결정하는 중대한 변수가 됐다는 반응이다. 설상가상 미국 기상청은 코커스 당일 심한 눈보라로 인해 사방이 하얗게 보이는 현상인 ‘화이트 아웃’을 예보한 상태다.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를 이틀 앞둔 13일 아이오와주 주도 디모인을 찾았다. 온통 눈으로 덮여 있고 도로는 겨우 차가 다니던 흔적만 보일 뿐이었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연상시키는 칼바람으로 길거리에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숙소에서 아이오와코커스 본행사가 열리는 이벤트센터까지 10분 정도 걸었는데, 휘날리는 눈보라에 몇 번이고 휘청였고 동상이 걱정될 정도로 손발이 얼얼했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외곽 애틀랜틱과 수시티에서 예정된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아이오와주 법무장관인 브레나 버드와의 전화 이벤트로 대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향해 “(기부자의 이해관계에 얽매인) 세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그는 다음 날(14일) 체로키 이벤트도 취소했다. 다만 디모인 인근 인디애놀라에서는 총력 유세전을 펼치기로 했다. 총 4개 유세 일정 가운데 3곳을 줄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엑스(X)에 영상을 올려 “기록적인 추위와 폭설에 직면했지만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날씨로 인해 투표율이 낮더라도 경선 판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정체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블러프와 애틀랜틱, 웨스트디모인, 데번포트, 워털루 등 5곳을 직접 돌면서 강행군했다. 워털루에서 예정된 유세 일정은 취소했지만, 영하의 기온이 자신에게 도움될 지 모른다면서 “아무도 투표율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중서부 아이오와주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공화당 전체 2429명 중 40명(약 1.6%)이다. 대선 주자들은 득표율 대로 아이오와주 대의원수를 나눠 갖기 때문에 1~3위 주자간 격차가 크지 않지만, 공화당 첫 경선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이번 경선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반 득표로 1위를 독주하느냐다. 트럼프 대항마로 나선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간 2위 다툼도 치열한데 두 사람이 몇 표를 얻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의 88%는 코커스에 대해 ‘매우 열광적’이라고 언급한 반면 헤일리 전 대사 지지층의 61%은 코커스에 대해 ‘약간 열광적’이라고 답했다. 보다 적극적인 지지층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몰려있다는 뜻이다.
아이오와코커스 본행사가 열리는 디모인 이벤트센터에서는 첫 공화당 대선주자 득표율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언론사들이 카메라 부스를 설치하고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발표에 맞춰 생방송을 준비 중이다.
아이오와코커스 미디어센터 관계자는 “행사장 공사는 마무리됐다”며 “예상치 못한 한파로 인해 아이오와주 공화당 당원 표심이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곧바로 오는 23일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준비한다. 두 번째 경선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오후 뉴햄프셔주 애킨슨에서 유세를 갖고 이어서 포트마우스, 맨체스터, 로체스터 등을 순차적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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