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텐트 크게 쳐달라" 이준석 "텐트보단 큰 집 지어야"

조현호 기자 2024. 1. 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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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연합 창당발기인대회 참석 주요 인물 제3신당 가능할까
금태섭 "정치위기, 우리책임 돌아봐야" 정태근 "양당, 정당도 정치도 아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을 비롯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정태근 전 국민의힘 의원까지 합류한 가칭 미래대연합이 1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함께 민주당을 탈당해 가칭 새로운미래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전 국무총리)는 빅텐트론을 역설한 반면,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텐트보다는 큰 집을 지어야 한다고 말해 제3당 건설에 대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미래대연합 창당발기인대회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오늘은 정치혁명이 시작된 날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우리 국민들이 양자택일의 속박에서 벗어나 비로소 정부와 정당을 선택하는 권리를 회복하는, 국민 복권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기득권 양당의 포로에서 벗어나 국민 앞에 들어서는 정치 해방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정태근 전 의원이 빅텐트를 말씀하셨는데, 텐트를 크게 쳐 달라”며 “조금 추우면 어떻느냐. 빅텐트에서 기꺼이 함께 밥 먹고 함께 자겠다”고 밝혔다.

▲조응천 공동추진위원장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함께 축사에 나선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3년 전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한 비빔밥론을 다시 역설하면서 “빅텐트 얘기하시는데, 텐트보다 멋있는, 비도 막고 바람도 막을 수 있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말 많은 국민들이 모여서 비빔밥을 즐길 수 있는 날, 그날이 대한민국의 미래이고, 그 날이 대한민국의 정치 개혁이 완성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창당발기인대회에서는 김종민 박원석 이원욱 정태근 조응천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금태섭 새로운 선택 공동대표와 양향자 한국의 희망 대표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고,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도 동참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축사에서 이날 모인 주요 인물들 모두에게 쓴소리를 했다. 금 공동대표는 “다 같이 잘 돼보자고 우리 모두가 한 발짝 나가자고 하는 얘기에 대해 우리 정치는 항상 조롱하고 비웃고 적으로 규정했다”며 “조국 사태 때 언행이 불일치하고 문서 위조한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데 대해 누구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가 있는 건데,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검찰 개혁에 반대해서 그렇다'는 얘기를 하고, 지금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 정치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금 공동대표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고 양쪽 다 잘못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상대방을 공격하는 정치를 해오다가 오늘날 이런 위기를 맞았다”며 “여기 오늘 모인 모든 분들이, 정치권에 있던 사람은 과연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 대표는 “그 패거리 정치, 내로남불 정치에 편승하거나 방관하거나 적어도 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가장 큰 책임이 먼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특정한 정책이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런 모습을 바꿔달라', '상대방의 의견과 입장을 존중하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참아달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정태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의 경우 공천심사위원 중에 비주류, 비당권파라는 사람 한 사람도 없다”며 “이런 정치가 있어본 적이 없다. 당내에서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자격심사는 친명이냐 여부가 자격”이라며 “이건 정치가 아니다. 정당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의 정무수석이 '아무 일(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 사례를 들어 정 전 의원은 “어떻게 나라를 책임지는 집권당의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살아있고, 제대로 토론하고 집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책임지는 그런 정당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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