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노력이 아깝다…불륜·막장극에 이용된 필하모니, '마에스트라'가 끝내 놓친 것 [TEN스타필드]

태유나 2024. 1. 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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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듣보드뽀》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음악드라마로 웅장하게 시작됐지만, 불륜으로 시작된 어긋난 음정들은 마약과 살인, 독극물 등 막장 요소들이 더해지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보다 범인 찾기 놀이에만 빠져 중요한 것들을 놓친 결말에 이영애의 노력이 아까울 정도다.

 이영애가 1년 넘도록 노력한 지휘 역시 방송 초반 장면 이후 힘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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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듣보드뽀》
막장 스토리에 좋은 소재 망친 '마에스트라'
성장 대신 범죄, 범죄 집단 된 필하모니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사진제공=tvN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음악드라마로 웅장하게 시작됐지만, 불륜으로 시작된 어긋난 음정들은 마약과 살인, 독극물 등 막장 요소들이 더해지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국내 필하모니와 여성 지휘자라는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고작 '범죄'와 '막장'의 수단으로만 이용한 tvN 토일드라마 '마이스트라'.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보다 범인 찾기 놀이에만 빠져 중요한 것들을 놓친 결말에 이영애의 노력이 아까울 정도다. 

'마에스트라'는 방송 전부터 김명민 주연의 '베토벤 바이러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두 작품 모두 지휘자를 전면에 내세운 음악드라마기 때문. 이영애는 제작발표회에서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차세음 캐릭터를 위해 장장 1년여에 걸쳐 준비했다며 "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기대해도 좋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그의 말대로 이영애는 이 작품을 위해 지휘뿐만 아니라 바이올린 연주 연기도 연습했다. 재작년 11월부터 지휘자 진솔 코치 아래 연습에 매진, 주 2~3회씩 대본에 나오는 곡을 배웠다. 지휘 연습을 하며 체력적으로도 힘이 많이 들어가 앓아누운 적도 있었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사진제공=tvN


지휘자로 변신한 이영애는 첫 등장부터 강인한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뽐냈다. 여기에 강렬한 색채감과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의상들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평소 우아한 이미지를 벗어 던진, 무대를 위해서라면 독설도 서슴지 않는 냉정한 모습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이무생, 김영재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이영애의 양 옆을 든든하게 받쳐줬다. 

그러나 호평은 오래가지 못했다. 4회 만에 불륜부터 혼외임신, 불치병까지 등장하며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엇갈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뻔한 막장 스토리가 좋은 소재를 망쳤다며 실망스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사진제공=tvN


이 과정에서 필하모니와 마에스트라 이야기 분량은 축소됐고, 마약과 살인 범죄 등이 중심축을 이뤘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드라마는 '차마에와 악단의 성장'이 아닌 '누가 사건의 진범일까?'가 됐다. 이아진(이시원 분)의 차를 고장내고, 김봉주(진호은 분)를 살해하고, 차세음에게 유전병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독극물을 먹이고, 김필(김영재 분)을 습격해 독극물을 주사하는 등의 악행을 벌인 사람은 모두 동일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범인은, 예상 했던 대로 악장 이루나(황보름별 분)이었다. 이유는 차세음을 향한 비뚤어진 사랑과 집착이었다. 

이루나는 극 초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뛰어난 실력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등장했다. 어린 나이에 악장을 맡아 눈치를 받는 상황속에서도 차세음을 향한 믿음으로 앞으로 향해 나가는 캐릭터였다.

'마에스트라' /사진제공=tvN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루나는 범죄자가 됐다. 죽은 김봉주 역시 오랜 시간 마약을 했던 단원이었고, 이아진은 차세음 남편과 불륜으로 임신해놓고 뻔뻔하게 아이를 낳으려는 비도덕적인 인물로 그려졌다. 성장 스토리는 없어졌고, 필하모니는 범죄 집단이 돼 버렸다. 

이영애가 1년 넘도록 노력한 지휘 역시 방송 초반 장면 이후 힘을 받지 못했다. 이럴 거였으면 그토록 열심히 했나 싶을 정도다. 마에스트라는 잊혀지고 살인범만 남았다. 이영애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주인공은 황보름별이 된 셈이다. 

이영애의 변신과 연기는 놀라웠다. '구경이'에 이어 '마에스트라'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노력이 길을 잃은 작품에 묻힌 게 아쉬울 따름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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