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 등 긁어 깨우세요”… 야생생물법 시행에도 동물카페 ‘접촉체험’ 여전 [밀착취재]
먹이 유인해 어깨에 올려 주기도
스트레스 받은 동물들 ‘이상행동’
철창 갇힌 너구리 창살 계속 씹고
왈라비는 바닥 뜯어 먹는 모습도
“엄연한 불법… 단속 현황 점검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한 야생동물카페. 이곳에 전시된 미어캣 3마리가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2평 남짓 방안을 산만하게 돌아다녔다. 친구나 연인끼리 온 이들이 우르르 방 안에 들어가 미어캣을 만졌다. 1시간 동안 10여명의 관람객이 미어캣이 있는 방에 들어오고 나갔다. 미어캣은 사람들의 손길을 피해서 도망 다니느라 바빴다. 한 마리는 방 한쪽 구석과 맞은편 구석을 왕복 운동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야생동물카페는 동물원이나 수족관이 아니면서 입장료를 받아 미어캣과 라쿤을 비롯한 야생동물을 전시하고 관람객에게 식음료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러나 야생동물은 여전히 관람객의 ‘장난감’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야생동물카페 직원들은 동물을 만지는 행위를 금지하기는커녕 물리지 않고 만지는 법을 일러 주기도 했다. 한 직원은 “미어캣이 물 수도 있지만 아프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고 있을 때는 등을 살살 긁어서 깨운 뒤 만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도망가려는 라쿤을 잡아 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 귀엽다며 만졌다.
법이 개정돼 야생동물을 만지면 안 된다고 안내하는 업체도 있었지만 이곳에서도 ‘접촉 체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한 야생동물카페에서는 바위너구리를 먹이로 유인해 관람객 어깨 위에 올려주는 체험을 진행하고, 사실상 여우와 라쿤을 만질 수 있도록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 풀어줬다.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만지기를 금지한 것은 아예 접촉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사람과 접촉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시된 야생동물은 종종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날 방문한 한 야생동물카페에서는 캥거루과 동물인 왈라비가 전시실 바닥을 뜯어먹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목격한 관람객 일부가 직원에게 알렸지만 “왈라비뿐만 아니라 동물들이 가끔 저렇게 바닥재를 먹는 모습이 보이는데 말려도 소용이 없다”며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철창에 갇힌 한 바위너구리는 쇠창살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법과 현실의 괴리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과도기도 아니고 엄연한 불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자체는 불법 체험 운영되는 곳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적극적으로 법이 안착될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현정 카라 활동가는 “개정된 법 시행 이후 지자체별 단속 현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일방적으로 동물을 만지는 것이 교육 효과를 주기 어려운 만큼 시민들에게 법이 금지하고 있는 사항을 홍보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최근 충남 서천군에 포유류 140개체, 조류 200개체, 양서파충류 60개체를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봤을 때 4월에 해당 시설을 개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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