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교류 단체 정리' 직후 탄도탄…'적대국가' 발언 뒷받침

허고운 기자 2024. 1. 1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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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남기구와 단체를 모두 정리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중거리급 추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전날엔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 시기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연대기구로 내왔던 단체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민족' 개념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대남도발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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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탄도미사일 발사…중거리급, 1000여㎞ 비행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8~9일 중요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공장을 시찰하면서 우리나라와 "전쟁을 피할 생각 없다"라며 위협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대남기구와 단체를 모두 정리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중거리급 추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작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적대적 국가'로 재정의한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을 행동으로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오후 2시55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추정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이 미사일은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은 이 탄도미사일이 극초음속미사일 또는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작년 12월18일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북한은 전날엔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 시기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연대기구로 내왔던 단체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민족' 개념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대남도발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정리한다고 언급한 단체는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이다. 이 단체들은 북한의 대남 파트를 담당하는 외곽기구로 주로 남측과 민간 교류에서 역할을 해왔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딸 주애와 함께 '중요 군용 대차 생산 공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의 대남방송인 라디오 '평양방송'도 지난 12일 오후부터 중단된 상태다. 이외에도 북한은 최근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 오늘', '려명' 홈페이지에서 '통일', '조국' 관련 코너를 연이어 삭제했다. 이들 홈페이지는 지난 11일부터는 아예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이는 남북관계의 민족적 특수성을 부정하고 한미를 향한 '강대강' 대적 투쟁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민족이라는 남북관계의 굴레에서 벗어나 대남도발을 한층 더 노골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에 북한의 무기들이 제공된 사실이 드러난 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을 규탄하고 있는 상황과 대남 라디오 방송 중단 등 북한의 행태 변화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수위를 슬슬 높이겠단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도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은이 1950년에 할아버지(김일성)가 그랬듯이 전쟁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정은이 언제 어떻게 방아쇠를 당길지 모르지만 지금의 위험은 한미일이 늘 경고하는 '도발' 수준을 넘어섰다"라며 "지난해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는 '전쟁 준비' 메시지가 북한이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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