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주강국 향한 위대한 첫걸음 뗐다

2024. 1. 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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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대한민국 우주항공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우주항공청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지난 9일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9개월 만의 일이다. 법률안 공포에 이어 후속 실무작업에 속도를 내면, 올 상반기 내에 '한국판 NASA'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이 본격적으로 출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연구자는 물론 관련 산·학·연·관의 오랜 염원이었던 우주항공 콘트롤타워 설립이 갑진년(甲辰年) 새해 시작과 함께 값진 열매를 맺게 되었다. 2024년 1월 9일은 대한민국의 우주항공 도전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그동안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수립과 국회 의결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해 주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정부와 국회, 그리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으로 우주항공청을 신설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분야의 범부처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R&D), 산업 및 인력 육성, 국제 협력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을 우주항공청 소관 기관으로 두게 되면서, 항우연 또한 우주항공 연구개발 임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돼 참으로 기쁘고 반갑고 다행스럽다.

우주항공청 출범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매우 크다. 갈수록 격화하는 전세계 기술 패권 경쟁은 이미 그 무대를 우주까지 확장했다. 첨단 우주기술과 산업 발전을 통해 과학기술적·경제적·안보적·전략적 이익을 도모하며 우주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 선진국은 견고한 컨트롤타워와 그동안 축적한 R&D 경험을 앞세워 하늘과 우주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더 속도를 내는 중이다. 아랍에미리트, 호주 등 우주 개발도상국도 독자적인 우주개발 기구를 설립하고 우주경제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주항공청 설립은 이러한 환경변화를 정면 돌파해 대한민국이 우주경제 시대의 주역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국민적 소망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우주항공청은 이러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가 전략산업인 우주산업을 육성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된다. 관련 정책의 수립·조정은 물론 우주항공 분야 R&D와 핵심기술 확보, 우주자원 개발·활용, 우주항공산업 육성·진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우주항공 관련 국제협력과 민·군 협력, 인재 육성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이러한 역할과 임무 수행을 통해 우주항공 선진국과 벌어진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히고,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우주경제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여러 논란과 쟁점에도 불구하고 특별법 제정과 우주항공청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연구원도 비장한 각오로 신발 끈을 다시 매고자 한다. 그동안 국가 우주항공 전문 연구개발기관으로서 쌓아 온 기술과 인프라, 우수한 연구개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국가 우주항공 개발 계획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우주항공 기술이 대한민국의 우주경제 강국 실현에 기여하도록 산업체 주도가 가능한 체계개발 사업은 적극적으로 산업체에 이전하고, 국가 우주항공 사업은 차질 없이 지원하며, 세계를 주도할 미래 혁신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나갈 것이다.

지금까지보다 더욱 담대한 도전 정신과 막중한 책임감으로 새로운 우주항공청 시대를 맞이하고자 한다. 하늘로 비상하는 청룡(靑龍)의 기운으로 더 높고 먼 하늘과 우주를 향한 도전과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환영하며 다진 우리 연구원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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