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트럼프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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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경선 시작 직전인 현재 모든 다른 주자들을 앞선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전체 지지자 수에서 앞서고도 확보한 선거인단이 적어 트럼프에게 패배한 것은 미국 정치의 끔찍한 아이러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을 유일한 수단은 사법 시스템 같다.
트럼프가 지명한 보수 대법관이 3명이나 있는 연방대법원은 그에게 유리한 판단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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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페퍼 |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경선 시작 직전인 현재 모든 다른 주자들을 앞선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현지 여론조사에서 2위 주자를 35%포인트나 앞섰다. 조 바이든과는 막상막하다. 만약 선거가 오늘 치러진다면 위스콘신·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 같은 경합 주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그가 선거인단 제도 덕에 승리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전체 지지자 수에서 앞서고도 확보한 선거인단이 적어 트럼프에게 패배한 것은 미국 정치의 끔찍한 아이러니다.
바이든의 인기는 긍정적 경제 상황과 입법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과 폭스뉴스 같은 매체의 악마화는 그에게 늙고, 허약하고, 감이 떨어지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놨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을 유일한 수단은 사법 시스템 같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엎으려는 반란 시도에 연루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상당수 공화당원과 무당파 유권자들이 그를 버릴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선거 전에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콜로라도주와 메인주는 이미 트럼프를 경선 후보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남북전쟁 직후 만들어진 수정헌법 제14조 제3항은 반란이나 폭동 가담자는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몇몇 주들은 아직 이에 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다른 몇몇 주들은 출마 자격을 인정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 결정에 트럼프가 상소해, 이제 모두가 연방대법원 결정을 기다린다. 트럼프가 지명한 보수 대법관이 3명이나 있는 연방대법원은 그에게 유리한 판단을 할 것 같다.
그 수정헌법 조항은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 지도부였던 인사들이 공직을 맡지 못하게 하려고 만들어졌다. 그런데 1872년 의회가 남부연합 쪽 인사들을 대거 사면해주면서 이 조항은 제 역할을 못 했다. 남부연합 가담자 63명이 상원의원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중 마지막 상원의원인 찰스 토머스가 콜로라도주 출신이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1·6 의사당 난동 사태’ 관련자들을 모두 사면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대통령일 때 한 모든 행동도 사면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변호인단은 의회의 탄핵 대상이 아니라면 정적 암살을 비롯한 어떤 행위도 사면돼야 한다는 놀라운 주장을 폈다.
이 문제도 연방대법원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가 끝날 때까지 대법관들이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자신을 사면할 것이다. 하지만 헌법이 반란을 금지하는 것은 명백하다. 또 의회는 그가 1·6 사태 때 반란에 가담했다고 결론 내렸다. 가담자 중 사면받은 이는 없다.
트럼프의 출마 자격을 박탈하면 지지자들이 폭력으로 반응할까? 그럴 수도 있지만 판결은 합헌이거나 위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판결 이후의 효과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물론 선거를 통해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게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압도적 수의 미국인들이 그가 공직에 걸맞지 않은 인물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미국인들의 민주적 가치에 대한 집념은 매우 약하다. 최근 갤럽 조사를 보면, 미국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도는 기록적으로 낮다. 2022년 조사에서 젊은층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은 선배 세대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를 패배하게 하는 것만으로 민주주의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인들은 독재자가 되려는 트럼프 같은 인물에 대항하기 위해 코로나19에 대해서처럼 스스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불행히도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그런 위협이 실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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