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가나···신동국 한양정밀회장이 '키맨'
차남·신동국회장 연대·가처분 등 대응도 예상
한미 "이사회 만장일치, 통합 지장 없을 것"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한 한미약품(128940)그룹이 내홍(內訌)에 휩싸였다.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주도한 통합 작업에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어떤 식으로도 들은 바가 없다”며 반발하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만약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특히 신 회장은 고(故) 임성기 창업 회장의 고교 후배로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개인 주주 중 최대 지분을 보유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13일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의 X(옛 트위터)를 통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자료도 전달 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은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 회장와 송 회장의 3남매(임종윤·주현·종훈) 중 장남이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지분 9.91%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3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현재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최대주주이자 2007년 홍콩에 설립한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달 12일 한미사이언스가 발표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계약은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계약 발표 이후 임직원에 e메일을 보내 “새로운 한미의 도전과 혁신이 시작됐다”며 “앞으로 양 그룹은 동반자로서 공동 경영을 통해 소재·에너지와 제약바이오라는 전문 분야에 각각 집중하면서도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통합 작업에 임종윤 사장이 공개 반발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임종윤 사장 측 관계자는 “오너 가족이면서 후계까지 이으려던 인물인데 중요한 경영 사실을 고지 받지 못한 점에 당황하면서 노여워하고 있다”면서 “50년 동안 제약·바이오 분야의 발전을 이끈 역사를 가진 한미를 다른 그룹에 통합하는 이런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향후 임시이사회 소집 요구,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다면 주요 주주인 차남 임종훈 사장, 신 회장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훈 사장과 신 회장이 각각 10.56%, 11.52%를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9.91%) 사장이 두 사람과 연대하면 31.99%에 달한다. 송 회장(11.56%), 임주현(10.20%) 사장과 우호 지분인 가현문화재단(4.90%), 임성기재단(3.0%)을 더하면 29.66%다. 여기에 친인척들인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더 합칠 경우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신 회장은 경영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임성기 창업 회장의 통진종합고등학교 후배로 한미약품에 15년째 투자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투자만 하는 입장”이라며 “임종윤 사장에 힘을 보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도 “창업 회장의 오랜 고향 후배로 그동안 한미 최고 경영진의 든든한 우호지분 보유자로서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통합도 같은 뜻으로 지지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차남 임종훈 사장도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이사회 결의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을 설명하고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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