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골적 압박에도 '경제안보' 택한 대만…양안 관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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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권자들은 반중(反中)·친미(親美)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를 4년간 대만을 이끌 새 총통으로 선택했다.
라이의 당선이 확정되자 중국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논평을 통해 "이번 선거는 양안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민진당 재집권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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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발 속 美 '신중 모드'
바이든 "대만 독립 지지안해"
불쾌감 드러낸 中 "통일은 필연"
中. 양안 대화 전면중단할 수도
5월 라이 취임까지 전방위 압박
경제기본협정 파기 가능성도
대만 유권자들은 반중(反中)·친미(親美)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를 4년간 대만을 이끌 새 총통으로 선택했다.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중화권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스스로 ‘대만 독립 일꾼’을 자처한 라이가 이끌 대만은 중국과의 긴장 심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의 신경전도 본격화할 우려가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강 대 강’ 대결에는 부담을 느낀다는 점에서 당분간 양국이 대만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현상 유지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中 무력 시위에 반중 세력 결집
중국 입장에서 이번 대만 총통선거 결과는 뼈아프다. 차이잉원 총통의 임기 8년(2016~2024년)간 대만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라이의 당선으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어서다. 선거 막판 대만을 상대로 한 무력시위가 오히려 반중 세력을 결집시키는 부작용을 낳은 점은 중국에 새로운 고민을 안겼다. 대만의 중국본토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선거일인 지난 13일 발표한 논평에서 “대만이 총통선거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는 것은 대만 인민이 압박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주와 자유의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의 당선이 확정되자 중국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논평을 통해 “이번 선거는 양안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민진당 재집권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이어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며 대만은 수복해야 할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종래 주장을 부각했다.
미국은 대만 선거 결과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중국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 및 대만관계법에 부합해 오랫동안 이어온 비공식 관계를 심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만의 통일도 독립도 아닌 ‘현상 유지’를 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안 대화 전면 중단 가능성도
이 같은 대외 환경을 감안할 때 라이 당선인이 풀어야 할 대내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중국이 ‘구제불능의 대만 독립주의자’로 낙인찍은 라이와 쉽게 대화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어서다. 라이 총통 임기에 양안 대화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차이 총통처럼 미국의 절대적 신뢰를 아직 얻지 못한 것도 라이 당선인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미국은 차이 총통보다 라이 당선인의 반중 색채를 더 우려하고 있다.
라이 취임 전까지 양안 관계는 세계의 주목 속에 긴장감이 감돌 전망이다. 중국이 오는 3월 양회(兩會) 시기부터 라이가 취임하는 5월 20일까지 경제·외교·군사 수단을 총동원해 대만 압박 수위를 높이며 길들이기에 나설 수 있어서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군사적 압박을 통한 위기의 일상화, 대만산 제품 관세 감면 중단 등 경제적 압박, 대만 수교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 등 전방위적인 대만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파기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 협정은 2013년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무관세 혜택을 적용한 것으로, 협정 파기 시 대만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9일 ECFA와 관련해 “대만산 농수산물, 기계류, 자동차 부품, 섬유 등의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우웨 대만 단장대 부교수는 “대만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면 중국의 압박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민진당은 야당과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타이베이=임락근 통신원
■ 라이칭더 당선인은 누구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의사로 일하다 정계 진출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은 1959년 신베이의 해안마을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생후 석 달여 만에 광산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다섯 명의 형제자매와 함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는 대만대에 입학했다가 의사가 되기 위해 성공대 의대에 재입학했고, 졸업 후 내과의사가 됐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공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정계에 입문한 뒤에는 민주진보당 소속으로 4선 입법의원을 지냈다. 2010년부터 7년간 타이난시장을 맡았다. 2017년에는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행정원장에 임명됐다가 2018년 11월 치러진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2019년 1월 사임했다.
이듬해 민진당 총통 후보 경선에 나갔지만 차이잉원에게 패했고, 부총통 후보로 러닝메이트가 됐다. 2020년 차이잉원이 총통 연임에 성공한 뒤로는 부총통으로서 차이잉원 2기 정부를 보좌했다. 지난해 1월 민진당 주석에 취임해 지방선거 참패의 뒷수습을 맡았다.
타이베이=임락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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