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못 이겼는데"…대역전 드라마, 천적 1위팀 상대라 더 짜릿했다

김민경 기자 2024. 1. 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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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역전승 뒤 환호하는 한국전력 선수들 ⓒ KOVO
▲ 한국전력 주포 타이스 ⓒ KOVO

[스포티비뉴스=장충, 김민경 기자] "우리카드한테 이번 시즌 한번도 못 이겼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이 올해 처음으로 우리카드전을 마치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국전력은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5-19, 21-25, 25-20, 15-9)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전력은 시즌 성적 12승11패 승점 34를 기록하면서 5위를 사수했다. 4위 OK금융그룹이 최근 5연승을 질주하고 있지만, 한국전력은 2점차로 따라붙으면서 봄 배구 가시권에 들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타이스와 임성진, 서재덕이 돌아가면서 미친 덕분에 대역전극을 쓸 수 있었다. 타이스는 4세트 이후 엄청난 폭발력을 자랑하며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4점을 뽑았고, 임성진이 16득점, 서재덕이 15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서재덕과 임성진은 2세트의 영웅이었다. 서재덕과 임성진이 강력한 서브로 우리카드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리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서브 에이스는 서재덕이 3개, 임성진이 2개를 기록했다. 서재덕과 임성진이 동시에 펄펄 날아오르니 1세트를 손쉽게 잡았던 우리카드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타이스는 5세트 초반 분위기를 장악하며 역전승을 확신하게 했다. 1-2에서 타이스가 2연속 오픈 공격에 성공하면서 3-2로 뒤집었고, 타이스가 마테이의 백어택까지 블로킹해 4-2가 됐다. 이후 타이스와 서재덕이 공격 득점을 차곡차곡 올려 6-3으로 달아났고, 여기서 타이스의 2연속 서브 에이스가 터져 8-3이 됐다. 3세트까지만 해도 승점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또 우리카드에 4전 전패를 기록하나 했는데, 4세트 이후 살아난 타이스 덕분에 한국전력은 값진 승점 2점을 챙길 수 있었다.

권 감독은 경기 뒤 "우리카드한테 이번 시즌 한번도 못 이겼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 기복은 있었지만, 이긴 세트를 보면 리시브와 서브, 공격이 다 좋아서 승리한 것 같다. 상대 서브가 강할 때는 타이스를 빼고 (서)재덕이가 리시브를 한 게 좋았던 것 같다. 후반에 포메이션을 한태준(우리카드 세터) 앞에 타이스가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짰다. 그렇게 분위기를 탔다. 타이스 포메이션을 한태준 앞에 오도록 한 게 잘 통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타이스는 "우리카드가 1위이고, 이번 시즌에 한번도 이기 못한 팀이라 시작 전부터 힘든 경기를 예상했다. 출발이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나중에 접전을 펼칠 때 우리카드가 더 부담감을 가졌던 게 오늘(14일) 승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 2세트 대반격 신호탄을 쏜 한국전력 서재덕 ⓒ KOVO
▲ 임성진 타이스 ⓒ곽혜미 기자
▲ 한국전력 타이스 ⓒ KOVO

타이스는 5세트 완벽한 활약과 관련해 "완벽한 시작이었다. 5세트 전까지는 내가 전위일 때는 내 쪽으로 토스를 안 하는 느낌이었다. 미들블로커가 상대 아웃사이드히터 쪽으로 블로킹이 쏠렸는데, 5세트는 우리카드 마테이에게 많이 갈 것이라 생각해 블로킹에 조금 더 집중했다. 전략적으로 움직인 덕분에 5세트에 더 좋은 활약을 보였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권 감독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리베로 료헤이를 대신한 이시몬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이시몬의 포지션은 아웃사이드히터지만, 기본기가 워낙 좋은 선수로 료헤이의 몫을 대신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료헤이에 밀려 출전 기회가 적었던 리베로 장지원 역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권 감독은 "료헤이가 다치면서 (이)시몬이가 리베로로 뛰게 준비를 시켰다. 시몬이는 워낙 기본기가 좋다. (김)지한이 플로터 서브가 불안한 게 있어서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잘 버텨줬다. (장)지원이는 수비로는 료헤이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리시브는 조금 떨어져도 맞고 튀는 공을 쫓는 순발력은 료헤이보다 낫다. 지원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료헤이가 팀에 오고 경기를 못 뛰었는데도 잘해줘서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타이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이 다 같이 코트에서 자기 몫을 해내서 얻은 값진 승리라고 강조했다. 타이스는 "감독부터 우리 선수들까지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해야 한다. 나도 경험이 많은 선수고 신영석도 경험이 많지만, 어린 선수들도 책임감을 얻게 해야 한다. (이)시몬이는 리베로로 들어왔는데 정말 잘했다. 이런 것처럼 각자 임무가 있는데 100% 코트에서 쏟아야 한다. 오늘(14일)은 그렇게 다들 100%를 쏟아냈기에 이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한국전력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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