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힘겨루기에… 총선 룰 아직도 ‘안갯속’ [뉴스분석]

김승환 2024. 1. 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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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4선·서울 노원을)은 지난 9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서울 노원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안에는 서울 노원 갑·을·병을 노원 갑·을로 합치는 안이 담겼다.

예비후보 등록은 아니지만, 민주당 김교흥 의원(재선·인천 서구갑) 또한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에 같은 당 신동근 의원(인천 서구을) 지역구로 검증을 신청해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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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선거제 확정 시한 넘긴 국회
지역구 합구·분구 여부 결정 안 돼
옆 동네에 후보등록 ‘기현상’ 발생
예비후보들 갈팡질팡… 혼란 심화
쌍특검 등 대치… 늑장 ‘구태’ 불 보듯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4선·서울 노원을)은 지난 9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서울 노원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노원갑은 같은 당 고용진 의원(재선)의 지역구다. 고 의원은 우 의원 등록 5일 전 이미 노원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터였다.

현역 의원이 제 지역구를 내버려두고 바로 옆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 건 국회가 제때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해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 시한은 ‘선거일 전 1년까지’다. 14일 기준으로 무려 279일이 지났다.
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역구 합구가 확정적인데 선거법 개정이 여태까지 안 되고 있으니 발생한 일”이라며 “획정 작업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선거운동을 시작할 순 없는 일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안에는 서울 노원 갑·을·병을 노원 갑·을로 합치는 안이 담겼다. 예비후보 등록은 아니지만, 민주당 김교흥 의원(재선·인천 서구갑) 또한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에 같은 당 신동근 의원(인천 서구을) 지역구로 검증을 신청해 통과했다. 이 또한 인천 서구가 기존 갑·을에서 갑·을·병으로 분구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총선이 석 달도 안 남았지만 국회가 아직도 ‘선거 룰’을 정하지 못하면서 원내·외를 가리지 않고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여야가 1월 임시국회에서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쌍특검(김건희 특검·50억클럽 특검) 재표결을 둘러싼 대치 심화가 예상돼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현실적으로 협상이 2월 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결국 선거일을 40일 안팎 남겨 두고 가까스로 룰을 정하던 구태를 반복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직전 21대 국회의원 선거 룰도 선거일 39일 전에야 확정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선거구 획정 시한을 현행 ‘선거일 전 1년’에서 ‘선거일 전 6개월’로 현실화하되, 이 시한이 지나면 기존 제도로 선거를 치르자고 제안했다. 이 문제를 ‘양당의 선의’에만 맡길 수 없단 판단에서였다.

헌법재판소도 이미 7년여 전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지연과 관련해 원외 예비후보 측 헌법소원에 각하 처분을 내리면서도 재판관 4명 소수의견으로 “국회의 입법 부작위는 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룰 확정 지연이 일상화하면 민주주의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민주주의가 공고해지려면 룰에 대한 논란이 적어야 한다”며 “스포츠 경기를 해도 심판 판단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 나오면 패자가 승복하지 않고 경기 자체가 엎어지는 법”이라고 경고했다.

김승환·김현우·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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