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發 공급망 마비 일파만파 테슬라 이어 볼보도 공장닫아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1.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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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가까이 지속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상선 공격에 '글로벌 물류 지연'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다.

수만 개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다른 기업들에서도 서서히 공급 병목 현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 볼보는 이번주 사흘간 벨기에 겐트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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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수만개' 車부터 타격
이케아·크록스 등 공급 병목
美 공격에도 후티 "타격없다"
일각선 "불확실성만 키웠다"

두 달 가까이 지속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상선 공격에 '글로벌 물류 지연'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다. 수만 개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다른 기업들에서도 서서히 공급 병목 현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 볼보는 이번주 사흘간 벨기에 겐트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볼보는 "홍해 사태의 영향으로 기어박스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다만 사흘간의 공장 운영 중단으로 글로벌 생산 목표치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전기차 제조기업 테슬라가 베를린 외곽 그륀하이데공장이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대부분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컨설팅 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스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제조업체의 어떤 공급망에서든 특히 중국산 핵심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잠재적 약점"이라며 "테슬라는 배터리 부품을 홍해를 통해 유럽으로 운송해야 하는 중국 의존도가 커 생산이 지속적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망했다.

사태가 지속되면 다른 제조업 분야에서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당장 공장 운영을 중단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는 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최대 전기전자 기업 지멘스는 자사 공급망에 일부 제한이 발생해 부품 공급 업체들과 병목 현상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매기업들의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신발 제조업체 크록스는 유럽 매장들에 2주 정도 늦게 상품을 받을 수 있다고 통보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최근의 운송 지장이 향후 물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13일 미국이 후티 근거지를 직접 공격했지만, 예멘이 보복을 공언하면서 역내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나스레인 아메르 후티 정보부 차관은 13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강력한 대응으로 반격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후티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덴마크의 해운업 관련 컨설팅 업체인 베스푸치마리타임의 라르스 옌손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후티에 대한 공격이 선사들에 더 많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자칫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르 CEO는 12일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홍해의 지속적인 혼란은 글로벌 성장에 아주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는 "테슬라와 볼보의 생산 중단은 유럽 제조업이 맞닥뜨릴 광범위한 혼란의 물결을 예고한다"고 전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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