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선 대만 쏠린 틈 노려···北 안보위협 높일듯"
IRBM 1000㎞ 비행후 동해 탄착
北, 핵실험 등 무력시위 가능성도
배터리 등 핵심 광물 틀어쥔 中
대만해상 봉쇄땐 공급망 큰 타격
정부 "양안관계 평화적 발전 기대"
친미 노선의 강경 독립파인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가 대만 총통선거에서 당선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환경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다.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의 장기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대립을 지속할 경우 대한민국의 경제·안보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이달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와 관련해 이와 같은 전망을 서울경제신문을 통해 내놓았다. 무엇보다 북한이 양안 갈등을 계기로 미국의 시선이 분산된 틈을 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어 안보 대비 태세를 한층 강력히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대만 총통 선거 다음날인 14일 오후 2시 55분께 북한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하며 무력 위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미사일은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세부 제원은 분석 중으로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RBM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신형 IRBM은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대만, 미국령 괌기지 등 역내 동맹·우방들까지 겨냥할 수 있는 무력 체계로 역내 지정학적 위협을 고조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라이 후보의 당선으로 당분간 중국과 대만 간 갈등 수위가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양안 관계의 불확실성 증대로 한중 관계의 불안 요인도 커졌다”며 “특히 이를 활용해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려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빈번해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양안 문제의 불확실성 확대를 북한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외교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안 갈등 격화를 기회 삼아 북한이 추가적인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준비 본격화 등의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중국에 합동 군사훈련을 다시 제안하고 한중 관계의 불신 조장 등의 외교적 전술을 펼 것으로 분석됐다.
양안 문제가 자칫 주한미군의 대북 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안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중국의 대만 무력 위협이 현실화해 미국이 주한미군·주일미군의 일부를 대만 방어에 집중할 경우 한미 동맹의 대북 억제력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무엇보다 하반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한미 동맹 후폭풍도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한반도의 정세 안정을 위해 정부는 물론 국회 차원에서도 주변국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은 “만약 양안 관계 불확실성 확대로 대만해협에서의 미중 갈등이 커지더라도 우리 군이나 주한미군이 관여하는 범위를 최소화하도록 미국과 사전에 깊은 논의를 하는 동시에 한중 관계 회복의 출구도 서둘러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 수위가 현재보다 높아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쟁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에도 ‘불똥’이 튀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터리와 반도체 등에 쓰이는 핵심 광물을 틀어쥔 중국이 미중 갈등과 맞물려 한국에도 수출통제의 압박을 가할 수 있어 전략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양안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중국이 국제적 무역로의 하나인 대만 주변 해역을 봉쇄해 세계경제에 풍랑이 불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정부는 기존 대중 외교 기조를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긴요하며, 역내 평화와 번영에도 필수 요소”라고 밝혔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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