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고졸 인데요” 학력 위조 옛말, 당당히 고백하는 스타들[스경연예연구소]

유튜브 ‘나불나불’

“전 대학을 다니지 않았습니다. 고졸.”

배우 한소희부터 ‘개통령’ 강형욱까지, 스타들이 스스로 ‘고졸’학력을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한소희는 지난 13일 넷플릭스 ‘경성크리처’에 함께 출연한 박서준과 나영석 PD의 웹예능 ‘나불나불’에 출연해 배우가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25살에 데뷔를 했는데, 스무 살 때부터 5년의 시간이 너무 좋았다. 그때는 그냥 아르바이트하고 애들이랑 술 먹고, 혼자 예쁘게 꾸미고 나가서 강남역 구경하고, 전시 보고 영화 혼자 보는 걸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한소희는 “학교도 붙었었는데 못 갔다. 프랑스 학교 붙었었는데 제 명의로 된 은행에 6000만원이 있어야 비자가 발급이 된다더다.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2시간씩 호프집에서 알바를 하면 180만원을 주는데 2시간 모델 촬영을 하면 300만원을 주더라. ‘무신사’ 라는 브랜드에서 모델일을 하다가 ‘리츠’광고를 찍었는데 통장에 2000만원이 들어왔다. ‘3편 찍고 6000만원 채워서 (프랑스)가자’ 했는데 여기까지 오게됐다”고 대학 대신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이유를 밝혔다.

유튜브 ‘보듬TV’

‘개통령’ 강형욱은 아예 자신의 부풀려진 학력을 ‘셀프 정정’ 했다.

지난 6일 동물훈련사 강형욱은 자신의 유튜브채널 ‘강형우의 보듬 TV’ 에 올라온 ‘만으로는 아직 30대입니다’ 영상에서 자신의 프로필을 보며 “직업에 동물훈련사라고 되어있는데, 저는 반려견 훈련사다. 다른 동물은 훈련을 시킬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학력이 ‘단국대 생명공학대학 동물자원학’이라고 적혀있는 항목을 보고 “내가 단국대를 나왔다고? 아니다. 전 대학교를 가본 적이 없다. 저는 고졸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중에 가고 싶은데, 이화여대에 가고 싶다. 거기 최재천 교수님이 계신데, 최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동물 행동에 관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화여대에 남자들이 꽤 많더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당당한 태도 멋지다” “직접 정보 정정해줘서 감사하다” “더욱 신뢰가 간다” “대학 안나오고 누구보다 사회에 기여하고 멋지게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사례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대생들 진짜 영광일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인들이 학력을 부풀리거나 위조했다가 망신을 당한 사례는 과거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특히 2007년 미술계 인사 신정아의 학력 위조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가 한바탕 들썩였다.

배우 최수종, 이경영, 연극배우 윤석화, 개그맨 겸 영화감독 심형래, 방송인 최화정 가수 겸 작곡가 주영훈 등이 나오지도 않은 명문 대학이나 학과를 프로필에 올렸다가 질타를 받았다. 이 중엔 특정 명문 대학 동문인 척 강의를 나간 이도 있었다.

학력위조 논란이 불거진 배우 서예지. 티빙 제공.

‘한국병’으로 불리는 학력위조 논란에 한국계 미국인 배우 다니엘 헤니까지 합류 하면서 충격은 더욱 컸다. 활동 초기 프로필에는 일리노이 대학교·시카고 캠퍼스(UIC)에 진학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으나 사실이 아니었으며 일리노이주에 있는 앨비언 컬리지와 알마 컬리지, 엘진 컬리지 등을 다니긴 했지만 졸업은 못해 최종학력은 ‘고졸’ 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력 위조는 평소엔 큰 문제가 없다가 다른 문제가 불거지면 덩달아 터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엔 배우 서예지가 전 남자친구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비난과 함께 스페인 명문대 학력 위조 논란까지 맞물리며 시쳇말로 나락에 떨어졌다. 또 그룹 ‘피프티 피프티’ 템퍼링(빼내기)사태 배후로 지목된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가 포털사이트에 적은 ‘중앙대 경영학부 졸업’ 학력이 허위라는 드러나면서 그의 신뢰도는 추락했다.

최근엔 고학력이 아니라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는 이들이 인정받는 사회 분위기가 되면서 연예인 역시 고졸이라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여기는 세상이 됐다. 대학을 입학하더라도 자신의 꿈을 찾아 중퇴를 해 최종 ‘고졸’ 학력인 연예인들도 늘고 있으며, 아이돌들은 국내외 활동 스케줄을 위해 수능을 포기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분위기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