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동파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1. 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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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것들은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
너무 조용해서 그걸 알아채지 못할 때가 있다.
소리 없이 마음에 금이 그어졌을 때 몰랐던 시간을 이해하게 된다.
동파되어 얼어 터진 수도관을 보며 우리네 슬픔을 간파하는 힘이 놀라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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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수도가 얼어 터졌다
참았던 말,
들어주지 않으니 손목을 그었다
혹한을 흘러내린 흰 피, 빙판이 되었으니
너무 혼자 오래 두었구나
울다 끈을 놓았구나
발목을 덮는 두께
차디찬 통곡이었을 것이다
그 위에 누워본다 (후략)
- 이규리 '동파' 일부
외로운 것들은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 너무 조용해서 그걸 알아채지 못할 때가 있다. 소리 없이 마음에 금이 그어졌을 때 몰랐던 시간을 이해하게 된다. 동파되어 얼어 터진 수도관을 보며 우리네 슬픔을 간파하는 힘이 놀라운 시다. 날이 추워지고 마음이 꽁꽁 얼어도 옆 사람 손을 잡아주며 새해를 열자. 눈길을 녹이는 건 이름 모를 이의 발자국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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