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현장] 이정현vs이관희 일대일+조상현 감독 꽈당, KBL 올스타전 '웃음 빵빵'... 비 왔는데 매진→뜨거운 축제 현장

고양=이원희 기자 2024. 1. 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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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양=이원희 기자]
이정현(왼쪽)와 이관희이 일대일 대결. /사진=KBL 제공
조상현(오른쪽) 창원 LG 감독이 이관희의 거친 수비에 힘들어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남자프로농구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별들의 축제'다웠다. 웃음이 빵빵 터지는 올스타전이었다. 경기까지 흥미진진했다. KBL 스타들과 농구팬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14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눈과 비가 오는 추운 날씨도 잊게 만드는 축제의 현장이었다. 올스타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부터 뜨거운 열기를 예고했다. 지난 8일 오후 3시부터 올스타전 예매가 진행됐는데 판매 개시 3분 만에 5561석 전량이 매진됐다. 이날에도 갑작스럽게 눈과 비가 내렸으나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벤트에 참가하는 농구 팬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올 시즌 KBL은 열광적인 농구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엄청난 인기몰이 중이다. 3라운드 종료 기준, 지난 시즌 대비 관중과 수입 모두 증가했다. 3라운드까지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총 35만 5351명으로 평균 2632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대비(23만 6629명·평균 2123명)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입장 수입 또한 지난 시즌 32억 5000만원에서 37% 증가한 44억 4000만원을 올렸다. 올스타전까지 그 열기를 이어갔다.

KBL 선수들도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올스타전 하루 전인 13일에는 허웅(부산 KCC), 이정현(고양 소노) 등 최고 스타들이 초청된 팬 120명과 함께하는 '크블랜드'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이 앞치마를 매고 음료와 디저트를 전달하는 '일일 아르바이트생'으로 변신했다. 선수들과 팬들은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도 선수들은 숨겨왔던 '끼'를 한껏 발산했다. 입장 때부터 화려한 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베테랑 가드 이재도(창원LG)는 양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코믹한 춤을 췄다. 관중석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안양 정관장의 에이스 박지훈은 가수 김종국이 부른 '사랑스러워'에 맞춰 깜찍한 댄스를 선보였다. 양 손에 하트를 만들어 농구 팬들을 향해 거침없이 쏘았다. 이어 박지훈은 그 하기 어렵다는 '슬랙백'까지 선보여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사령탑들의 깜짝 댄스 타임도 있었다. 김주성 원주 DB 감독과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선수단과 함께 춤을 추며 '반전매력'을 터뜨렸다.

이날 올스타전은 김주성 감독이 이끄는 '크블몽팀'과 조상현 감독이 지휘하는 '공아지팀'이 맞붙었다. 크블몽과 공아지는 'KBL 프렌즈'로 불리는 KBL 캐릭터다.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농구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경기는 공아지팀이 135-128로 이겼다.

크블몽팀은 허웅을 비롯해 이정현, 박지훈, 디드릭 로슨(원주DB), 전성현(고양소노), 하윤기(수원KT), 유기상(창원LG), 송교창(부산KCC), 김낙현(대구한국가스공사), 김시래(서울삼성), 이관희(창원LG), 허일영(서울SK)으로 구성됐다.

이관희의 경우 연애 프로그램 '솔로지옥3'에 출연해 큰 화제가 됐다. KT 빅맨 하윤기는 지난 해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차지했다.

공아지팀 멤버는 이재도와 함께 자밀 워니(서울SK), 최준용(부산KCC), 양홍석(창원LG), 김종규(원주DB), 이정현(서울삼성), 이우석(울산현대모비스), 문성곤(수원KT), 대릴 먼로(안양정관장), 이대헌(대구한국가스공사), 강상재(원주DB), 최성원(안양정관장)이 뽑혔다. 공아지팀의 경우 지난 김종규가 2020년 올스타전 MVP를 거머쥔 바 있다.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 KBL 올스타전. /사진=KBL 제공
깜찍한 댄스로 등장한 허웅. /사진=KBL 제공
올스타전 경기 시작은 하윤기의 소울이 담긴 노래로 시작됐다. 시작부터 로슨의 3점슛이 터졌다. 전성현도 3점슛을 뽑아내 '불꽃슈터'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허웅까지 3점슛 대열에 합류한 크블몽팀은 하윤기의 폭풍 덩크슛을 앞세워 1쿼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공아지팀도 최준용과 이정현의 활약으로 추격을 이어갔다.

1쿼터 재미있는 장면도 연출됐다. 평소 잦은 신경전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던 이정현과 이관희가 1쿼부터 일대일 승부를 펼친 것. 먼저 이정현이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워 앤드원을 이끌어냈다. 관중석 곳곳에서 함성이 터졌다. 그런데 이관희도 물러서지 않았다. 곧바로 이정현과 일대일을 시도했다. 이에 공아지팀은 5명이 이관희 주위를 둘러싸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관희는 재빠르게 볼을 돌렸고 하윤기가 덩크에 성공했다.

2쿼터에는 SK 베테랑 허일영, 안양 외국인선수 먼로가 유니폼 대신 심판 복장을 입고 깜짝 심판으로 나섰다. 허일영과 로슨은 상대 팀 선수들이 반칙을 범하지 않았는데도 '억지 휘슬'을 불어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선수들도 유머 섞인 리액션으로 반응했다.

이후 선수들은 화려한 슛을 시도해 올스타 현장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허웅은 상대 팀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투핸드 덩크슛에 성공했다. 허웅은 멋쩍은 웃음을 선보였다. 전반은 공아지팀이 크블몽 팀을 62-52로 앞섰다. 전반에만 워니가 17점을 몰아쳤다.

깜짝 심판으로 등장한 허일영. /사진=KBL 제공
기뻐하는 공아지팀. /사진=KBL 제공
3쿼터 김주성 감독과 조상현 감독이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들과 함께 코트를 누볐다. DB 원클럽맨이자 KBL 레전드 김주성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해 데뷔시즌부터 팀을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선수생활 16시즌 동안 줄곧 한 팀에서 활약하는 의리를 선보였다. 이 기간 정규시즌 우승 5회, 챔프전 우승 3회 등을 이뤄냈다. 또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MVP도 2차례씩 수상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유일하게 1만 득점과 1000블록을 올린 선수로 기록돼 있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 시절 돌파력과 슈팅을 모두 겸비한, 한국 대표팀에서도 활약한 선수였다.

김주성 감독은 3쿼터 시작부터 같은 팀 빅맨 김종규와 몸싸움을 벌였다. 골대 앞까지 치고 들어간 김주성 감독은 슛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재차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조상현 감독도 같은 팀 이관희을 앞에 두고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관희의 터프한 수비에 밀려 코트에 '꽈당' 넘어졌다. 관중석들도 웃음을 보냈다. 조상현 감독은 자유투를 집어넣어 자존심을 세웠다.

이 가운데 점수차가 좁혀졌다. 허웅에 이어 하윤기가 연속 득점을 올렸다. 크블몽팀이 83-89로 따라붙었다.

4쿼터는 치열했다. 동점과 역전이 오가는 상황 속에서 선수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어떻게든 이기려는 승부욕을 보였다. 막판은 더욱 뜨거웠다. 공아지팀의 워니가 상대의 집중 수비를 뚫어내고 결정적인 득점을 올렸다. 스코어 118-115. 크블몽팀에도 기회가 있었다. 이관희가 막판 자유투를 얻어냈다. 3점슛 라인 밖에서 획득한 반칙이어서 자유투 3개를 시도할 수 있었다. 이관희는 침착하게 모두 성공시켰다. 결국 118-118 동점,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이번이 3번째 연장 승부였다. 앞서 1997~1998시즌, 2001~2002시즌 연장 승부가 펼쳐진 바 있다. 무려 22년 만에 열린 연장 승부였다. 이날 연장에서도 선수들의 투지는 변함 없었다. 공아지팀이 다시 한 번 리드를 잡았다. 2분31초 최준용의 패스를 받아 워니가 중요한 3점슛을 터뜨렸다. 워니와 함께 최준용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공아지팀은 막판까지 리드를 지켜내 올스타전 승리를 따냈다.

득점에 성공하는 김주성 감독(오른쪽). /사진=KBL 제공
팬들과 이벤트를 함께한 하윤기(왼쪽). /사진=KBL 제공
한편 부산 KCC 이근휘는 생애 첫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에서도 1위를 차지한 이근휘는 오재현(서울SK), 앤드류 니콜슨(대구한국가스공사), 디드릭 로슨(원주DB)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결선에 올랐다. 이 가운데 이근휘가 가장 높은 27점을 기록했다.

1998년생 포워드 이근휘는 올 시즌 정규리그 28경기를 뛰고 평균 출전시간 12분50초를 소화했다. 평균 4득점을 기록 중이다. 냉정히 백업 멤버다. 하지만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뜨거운 득점포를 뽐내며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3점슛 콘테스트는 제한 시간 70초 내에 5개 구역에서 5개씩, 딥쓰리존(좌우 45도 구역과 정면 구역 사이) 2개 구역에서 1개씩 총 27개를 시도해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선수가 이기는 방식이었다. 딥쓰리존에서 성공하면 한꺼번에 3점을 얻는다. 머니볼존의 공 5개 2점이었다. 또 5개 구역 중 머니볼존을 제외한 4개 구역의 마지막 1개는 2점짜리 공이 배치됐다. 이근휘는 결선에서 딥쓰리존에서 3점슛을 넣는 등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였다.

3점슛 콘체스트 우승을 차지한 이근휘. /사진=KBL 제공
패리스 배스가 NBA급 덩크슛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BL 제공
수원 KT 외국인선수 패리스 배스는 덩크 콘테스트 정상에 올랐다. 결선 2라운드에서 50점 만점을 획득해 '경쟁자' 저스틴 구탕(창원 LG)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선에 오른 선수는 총 5명이었다. 배스, 구탕을 포함해 김건우(서울SK), 듀반 맥스웰(대구한국가스공사), 이두원(수원KT)이 우승을 노렸다.

덩크 콘테스트 결선은 1, 2라운드로 진행됐다. 라운드 별로 제한시간 60초 내에 자유롭게 덩크를 시도하고 5명의 심사위원이 점수를 매긴다. 최고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에게 우승이 돌아갔다.

이 가운데 배스가 가공할 만한 점프력과 화려한 기술을 선보여 덩크왕에 올랐다. 예선에서 50점 만점을 받았던 구탕도 엄청난 덩크슛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1,2라운드 합계 총 49점을 받으면서 아쉽게 1점 밀렸다. 결국 배스가 덩크왕을 거머쥐었다.

이날 하프타임에는 인기가수 권은비의 축하 공연이 진행됐다. 농구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권은비는 "KBL 올스타전 축하행사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경기 내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은 크블몽팀의 이관희가 가져갔다. 대망의 올스타전 MVP는 SK 외국인선수 워니였다. 3점슛 5개를 비롯해 무려 51점을 쓸어담았다. 워니는 시상식에서 자신의 MVP를 직감했다. 수상자 이름이 발표나기 전에 등장해 웃음을 안겼다. 워니는 MVP를 받고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MVP를 차지한 자밀 워니. /사진=KBL 제공

권은비의 축하행사. /사진=KBL 제공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 올스타전 현장. /사진=KBL 제공

고양=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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