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한 자산증대 서비스로 제2의 도약

김정석 기자(jsk@mk.co.kr) 2024. 1.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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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지난해 미수금 사태 딛고 내실 다질것
3중 리스크관리 구축해 물샐틈없이 운영
AIX팀 만들어 AI로 초개인화 서비스
철학있는 개인투자자로 성장하게 돕겠다

◆ 비즈니스 리더 ◆

지난해 증권가는 리스크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각종 파고에 시달렸다. 증권사들은 각 회사의 얼굴이었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변화의 2024년'을 꾀했다. 수장 교체 바람 속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곳은 키움증권이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사태 등을 딛고 새로운 2막을 이끌어갈 인물로 엄주성 전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을 선정했다.

엄주성 신임 키움증권 대표(56)는 1993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가에 발을 담갔다. 2007년부터 키움증권으로 적을 옮겨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의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엄 대표는 리테일 중심으로 성장하던 키움증권에서 15년간 PI 부문을 육성해 그간 5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는 이 기간에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내면서 인사와 대외협력 업무까지 두루 통달한 키움증권의 '전략통'으로 꼽혀왔다.

엄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우리 구성원들과 함께 제2도약을 할 것"이라며 "지난 25년간의 성장 과정이 키움증권의 첫 장이었다면 이제는 두 번째 장으로 넘어갈 시간"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25년 전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거래 편의성과 저렴한 수수료라는 가치를 고객에게 전한 기업인 만큼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초개인화 자산 증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주체적인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닷컴버블이 정점을 향해 가던 2000년 1월 '지점 없는 온라인 증권사'라는 기치를 걸고 창립했다. 당시 키움닷컴증권은 이박사를 기용한 파격적인 광고로 이름을 알렸고, 낮은 수수료와 거래 편의성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2년 500억원 수준이었던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4조5000억원대까지 치솟으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조건을 충족하기에 이르렀다. 현재까지 초대형 IB에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사뿐이다.

엄 대표는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키움증권의 2024년도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둔 내실 다지기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우리는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영업이익 등 소위 '숫자'를 빼고 수익의 기반이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면서 창출됐는지, 수익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도 자기 절제와 고객 지향의 프로세스를 거쳤는지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엄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조직개편에서부터 '질적 성장'을 향한 키움증권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지난 8일 키움증권은 전사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를 팀으로 승격시키고, 감사운영본부에 사전 예방을 위한 감사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업·리스크·감사 부문으로 나뉜 삼중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 운영한다.

특히 엄 대표는 삼중 체계 중에서 현장의 자기 절제가 없는 리스크 관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현장은 영업을 하고 관리 부서에서 리스크에 대응하는 식의 내부 통제는 눈속임하면 그만"이라며 "법규 또는 내규를 어길 만한 소지가 있는 항목들로 구성된 체크 리스트를 현업에서 1차적으로 관리하고 리스크 관리 부문과 감사 부문이 이를 2차·3차로 들여다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AIX팀을 위시해 '초개인화 자산 증대 서비스'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초개인화 자산 증대 서비스'는 엄 대표가 택한 키움증권의 새로운 가치로, 단순히 AI로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는 등의 답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주체적인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키움증권 창업 당시의 벤처 정신을 이어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엄 대표는 "인공지능을 통해 최고의 수익률만 보장하는 상품을 제공한다는 건 존재하기 어렵다"며 "투자자 한 사람을 개인의 철학을 가진 주체로 바라보고 성공한 투자자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게 초개인화의 목표"라고 피력했다.

또한 키움증권은 새로 설립된 ESG추진팀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펼쳐나갈 예정이다. 청소년 금융교육, 미혼모 금융교육 등 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공헌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엄 대표는 수험생 시절 사회복지학과 진학을 꿈꿨을 정도로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많다. 취임 인사말에서 "매년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 500명을 돕겠다"고 강조하기도 한 그는 키움증권의 사회공헌단인 '키움과 나눔'을 만들고 12년간 단장을 맡아왔다. 장애인·청소년·집수리 등 3개 분과로 구성된 '키움과 나눔'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직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거쳐갔을 만큼 인기가 많은 사내 동호회다.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는 엄 대표는 여전히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장난을 걸 정도로 의견을 언제든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리더'다.

그는 '섬김의 리더십'을 기초로 '직원에게 보람을, 고객에게 가치를, 주주에게 수익을, 사회에는 선함을' 선사하는 것을 본인의 책무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회사는 직원, 고객, 주주, 사회 등에 기반을 두고 존재하고 있기에 이들을 어떻게 섬길지가 대표로서 가장 큰 고민"이라며 "키움증권이 사회의 책무를 최우선시하는 명품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엄주성 대표

△1968년 서울 출생 △연세대 응용통계학 학사 △KDI국제정책대학원 석사 △1993년 대우증권 입사 △2007년 키움증권 PI팀장 △2013년 투자운용본부장 △2020년 투자운용본부장 전무 △2022년 전략기획본부장 전무 △2023년 전략기획본부장 부사장 △2024년 대표이사

[김정석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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