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경기필 감독 취임 기념 신년음악회 ‘성료’
‘음 너머의 의미를 찾겠다’, ‘살아있는 음악을 선보이겠다’고 했던 김선욱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그 첫 발을 뗀 취임 기념 신년음악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상임지휘자로서 첫 발을 내딛은 김 감독은 단원들과의 소통, 열정적인 지휘, 스토리가 있는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앞서 밝힌 목표의 절반 이상은 성공한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1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김선욱 경기필 예술감독의 취임 기념 ‘2024 신년음악회’는 공연 전부터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김 감독의 취임 기념 공연이자 경기필의 올해 첫 무대, 또 김 감독이 지난해 11월 차기 예술감독 자격으로 10명의 신규단원을 채용한 뒤 처음 손발을 맞춘 공연이라는 점 등에서 이미 수일 전 대극장 표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신년음악회에서 김 감독이 내세운 메시지는 ‘시작’과 ‘희망’이다.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상임지휘자로 첫 발을 내딛는 데 대해 경기필과 함께하는 ‘성장’을 꿈꾼다는 소감을 밝혔던 그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시작’을 축하하고 흥미진진한 날들을 기대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곡들을 선정했다.
공연은 약동하는 생명력이 가득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시작했다. 이 곡은 알마비바 백작과 백작 부인, 그들의 하인 피가로와 하녀 수잔나 사이의 사랑싸움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신분제도를 겨냥하는 날카로운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빠르고 경쾌하면서도 매끄럽게 질주하는 관현악의 선율로 연주의 포문을 연 뒤,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백건우는 스크랴빈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였다. 쇼팽과 비슷한 결을 지녔지만 쇼팽과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자 했던 시기에 스크랴빈이 작곡한 곡이다.
백건우와 경기필은 김 감독의 지휘에 따라 서정적인 선율의 1악장에서부터 낭만적이고 폭발적인 선율을 드러내는 3악장까지 완벽한 호흡으로 곡을 이끌어갔다.
백건우는 한 음 한 음에 정성을 다하면서도 힘 있고 화려한 기교로 건반 위에서 보낸 60여년의 세월을 파노라마처럼 선보이며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앞서 김 감독은 지휘자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자신의 첫 무대를 앞두고 백건우에게 전화를 해 연주를 부탁했다. 후배의 부탁에 기꺼이 화답한 ‘선배’ 백건우는 연주가 끝난 뒤 김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김 감독의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그에게 힘이 돼줬다.
이어 경기필은 베토벤을 넘어서기 위해 20년간 공을 들인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교향곡 제1번은 김 감독과 경기필의 첫 교향곡으로 팀파니의 거대한 울림으로 시작하는 역동적인 흐름과 관현악이 주고받는 따스한 선율, 절정에 달해 모든 악기가 하나가 된 듯한 웅장한 멜로디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앙코르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까지 마치자, 관객들은 김 감독과 경기필의 만남에 박수와 환호로 응원하고 화답했다. 김 감독은 올해 경기필과 함께 5회의 정기연주회를 선보인다. 그 여정 끝에 그려질 ‘음 너머의 의미’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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