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박지수의 벽! 17득점-21리바운드. 우리은행 제압. 우승 라이벌전에 왜 박혜진이 필요한가

류동혁 2024. 1. 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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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박지수. 사진제공=WKBL

[아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청주 KB가 아산 우리은행을 제압했다.

KB는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우리은행 우리 WON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우리은행을 60대55로 눌렀다.

미리보는 챔피언 결정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김단비와 박지현이라는 걸출한 메인 볼 핸들러가 있지만, KB는 김단비를 집중 견제하면서, 우리은행의 공격 흐름을 끊는다.

지난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완패한 이유였다. KB는 김민정과 염윤아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가세한 상황이었다.

KB는 박지수가 17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허예은이 17득점으로 좋은 역할을 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21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가 고군분투했지만, 박지현이 3쿼터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KB는 16승2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 우리은행은 14승3패로 2위. KB와는 1.5게임 차.

사진제공=WKBL

▶전반전

박지현이 움직였다. KB 수비 사인이 맞지 않았다. 골밑을 돌파했다.

우리은행은 경기 속도를 빠르게 했다. 박지수의 자유투 2개가 불발. 박지현의 3점슛이 터졌다. 이후, 김단비가 중앙에서 수비를 흐트러 뜨린 뒤 박지현이 베이스 라인 컷 인. 또 다시 쉬운 득점을 만들었다.

박지현이 1쿼터 임팩트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최이샘의 돌파가 또 다시 림을 통과했다. KB의 지역방어 형태의 조직적 수비가 우리은행의 돌파에 잇따라 뚫렸다. 14-9, 우리은행의 리드. KB의 작전 타임.

우리은행의 공격 작업은 세밀했다. 2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KB 지역 방어 시 김단비가 중앙에 침투, 수비 혼란을 유도하면서 적극적 컷-인으로 KB 수비를 혼란시켰다.

1대1 대인 방어에서는 세트오펜스 시 스크린을 이용한, 김단비의 미스 매치 유발에 주력했다. 박지수가 맡는 선수는 3점 라인 밖에서 대기. 골밑이 순간적으로 비면 그대로 돌파. 게다가 경기 스피드를 끌어올리면서 상대적으로 느린 KB의 트랜지션을 공략.

1쿼터 33초를 남기고 박지수의 발목이 살짝 접질렸다. 벤치행. 단, KB는 잇단 공격 리바운드로 풋백 득점. 18-16, 2점 차 우리은행의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 박지수는 벤치에 머물러 있었다. KB는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김단비의 3점포가 터졌다.

박지수가 다시 투입. 랍 패스를 그대로 골밑에서 성공. 파울까지 얻어냈다. 3점 플레이 성공. 어려운 시점에서 박지수 '치트키'가 발동됐다. 이때, 아산이순신체육관에 문제가 생겼다. 비가 오는 날씨, 천정에서 물기가 갑자기 떨어졌다. 심판진은 급하게 경기를 중단시켰다. 코트에 물을 닦은 뒤 그대로 경기는 속행.

허예은이 재치있는 리버스 레이업 슛. 파울까지 얻어냈다. 또 다시 3점 플레이가 성공. 22-21, 1점 차 KB의 역전. 우리은행의 작전 타임.

하지만, 이명관의 스크린 공격자 파울이 나왔다. 흐름이 KB로 가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2쿼터 8분을 남기고 팀 파울에 걸렸다. 박지수가 파울을 얻어냈다. 단, 자유투를 모두 놓쳤다.

박지현의 실책. KB의 얼리 오펜스에서 강이슬의 3점포가 터졌다. 박지현의 3점포 실패. 허예은의 엔트리 패스를 박지수가 골밑 공략. 숨가쁜 공방 속에서 27-21, 6점 차 KB의 리드.

우리은행은 박지수에게 볼이 투입됐을 때, 즉각적 더블팀을 간다. 박지수에게 쉬운 골밑 찬스를 주기 보다는 외곽 3점포를 허용하는 게 낫다는 벤치의 판단이다. 그런데,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정이 3점포를 터뜨렸다.

게다가 골밑 돌파를 성공시켰다. 박지수를 '미끼'로 허예은과 강이슬, 김민정이 흔들면, 아무리 탄탄한 우리은행 수비라도 혼란할 수밖에 없다. 32-22, 10점 차 KB의 리드.

이때,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가 골밑을 파고든 뒤 최이샘에게 연결. 흐름을 끊는 2득점을 만들어냈다.

전반전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KB는 지역방어와 스위치 디펜스를 통해 김단비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수비를 썼다. 단, 김단비에게 몇 차례 오픈 찬스가 나왔지만, 불발. 김단비에 대한 KB 수비의 압박 강도가 강력했고, 거기에 따른 체력적 부담감으로 슈팅 효율이 많이 떨어졌다. 전반 4득점.

결국 36-25, 11점 차 KB의 리드. 우리은행은 초반 출발이 좋았지만, 2쿼터 공격 효율이 떨어졌다. KB의 견고한 수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지수에게 더블팀이 올 때 KB는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박지수 미스매치를 막기 위해 변형 지역방어를 사용하는데, 풍부한 활동력으로 이 약점을 메운다. 박지수가 잠시 벤치에 나갔을 때도 수비에서 흔들림은 없었다. 오히려 우리은행 주축 선수들과 체력전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상승세의 동력을 만들었다.

사진제공=WKBL
사진제공=WKBL

▶후반전

김단비가 3점포를 터뜨렸다. 박지수의 미드 점퍼를 블록. 이후, 코너 3점포까지 터뜨렸다. 36-31, 5점 차 맹추격.

단, 박지수는 강력했다. 이명관의 골밑 돌파를 블록한 뒤 슈팅 동작 파울로 자유투 2개를 획득. 2개 모두 성공하면서 우리은행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소강 상태. 우리은행의 더블팀은 강력했지만, 박지수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우리은행은 나윤정의 장거리 3점포로 응수. 혈투가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강력한 불안요소가 있었다. 박지현 나윤정이 모두 4반칙, 파울 트러블에 걸린 상태. 이명관도 파울 3개.

허예은의 자유투 2득점. 단, 강이슬의 3점포가 빗나갔다. 최이샘이 멋진 컷-인으로 2득점. KB는 좀처럼 추격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때, 우려했던 일이 우리은행에 터졌다. 박지현이 파울, 5반칙 퇴장을 당했다. 3쿼터 3분38초를 남긴 시점이었다. 고아라가 투입.

우리은행은 볼 핸들러 김단비에 대한 부담감이 최대화되는 순간이었다. 단, 김단비는 미드 점퍼로 응수.

KB는 김민정과 허예은의 득점으로 앞서갔다. 단, 이 과정에서 나윤정의 3점슛 시도에서 KB의 파울성 플레이에 콜이 불리지 않았다. 결국 47-40, KB의 7점 차 리드로 3쿼터가 종료.

4쿼터, 강이슬의 3점포가 터졌다. 50-40, 10점 차 KB의 리드.

김단비의 미드 점퍼가 터졌다. 하지만, KB는 강했다. 허예은의 골밑 돌파가 빗나가자, 박지수가 또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그대로 골밑 슛. 다시 10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박지현이 없는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었다.

단, 우리은행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윤정의 3점포, 김단비의 미드 점퍼로 압박. 경기종료 3분20초를 남기고, 56-52, 4점 차까지 추격. 하지만, 박지수가 또 다시 골밑 돌파에 성공. 흐름을 끊었다.

우리은행은 끈질겼다. 김단비가 중앙에서 돌파 이후, 코너 이명관에게 연결. 3점포가 터졌다. 58-55, 3점 차.

KB의 작전타임. 우리은행은 박지수에게 더블팀. 강이슬의 완벽한 오픈 찬스가 났지만, 3점포는 빗나갔다. 우리은행의 찬스. 이때 이명관이 실책, 허예은이 스틸에 성공한 뒤 그대로 골밑 슛. 다시 4점 차.

남은 시간은 1분20초. 여전히 승패는 알 수 없었다.

우리은행의 공격. 이때 에이스 김단비가 실책을 범했다. 사실상 여기에서 승패는 결정됐다.

KB는 박지수의 야투율이 좋지 않았다. 단, 높이는 무시무시했다. 우리은행의 더블팀도 소용없었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은 우리은행의 기세를 완전히 잠재웠다.

KB는 수비가 탄탄했다. 염윤아 김예진 강이슬 등이 김단비와 박지현을 적절히 제어했다. 스위치 디펜스로 위력을 최소화시켰고, 박지수의 외곽 미스매치를 원천 차단했다. 결국 강해진 KB의 수비가 우리은행의 공격 조직력을 제어하면서 리드를 벌렸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은행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우리은행은 여전히 잘 싸웠다. 이날 박지현의 조기 5반칙 퇴장이라는 변수가 작용했지만, 박혜진이 없는 상황에서 한계점이 드러났다. KB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극적 승리를 거둔 우리은행은 내리 3연패.

우리은행은 강력한 트랜지션과 외곽포로 박지수 중심의 KB 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다. 때문에 핸들러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박혜진은 핸들링 뿐만 아니라 3점슛, 그리고 수비에서도 코어인 선수다.

김단비 박지현 박혜진이 트리플 핸들러로 나설 때, KB의 지역방어는 깨질 수 있다. 결국, KB가 피하고 싶은 대인 방어를 강요하면서 박지수와의 미스매치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트랜지션에서도 좀 더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우리은행의 로테이션 폭이 더 좁다. 박혜진이 온다면 이런 약점을 일거에 상쇄할 수 있다. 경기 전 위성우 감독이 박혜진의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던 이유다. 아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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