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라이 당선…韓 반도체·공급망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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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과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허브인 데다 한국의 6대 교역 파트너인 만큼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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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과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허브인 데다 한국의 6대 교역 파트너인 만큼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을 공급망과 교역 중심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특히 산업계는 대만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보유한 만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예측은 다양하다. 중국이 경제·외교·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대만 압박에 나설 경우 글로벌 기업들이 반도체 수급 리스크를 피해 대만 대신 한국을 찾아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반대로 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만큼 TSMC가 미국 주도 하에 진행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도 적극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TSMC의 글로벌 점유율이 높아지면 우리 반도체 업계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경제안보 방면에서 중국이 대만 해협 근처 해상교통로를 봉쇄해 공급망 불안 등이 불거질 위험성도 거론된다. 한국의 해상 운송량의 33.27%는 대만 해협 근처의 해상교통로를 통과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쟁에서 한국에 불똥이 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에 대한 수출통제가 대표적이다. 중국이 대만을 향해서만 원자재 수출을 제한해도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히 경색될 수 있다.
정부는 대만 선거 결과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들도 예단하기 이르다고 보고 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경제안보팀장은 "반도체 관련해선 미국이 어떤 대중 수출통제를 하는지가 근본적인 변수이기 때문에 대만 선거결과에 따라 크게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도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만을 강하게 압박하는 정책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만을 압박하면 미국, 한국, 일본 등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국가들이 투자를 더욱 꺼리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 당장 강경책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만 역시 대중 정책 기조를 강하게 바꿀 가능성이 낮다. 라이칭더는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3개 정당이 참여한 총통 선거 중 2000년 천수이볜 총통(39.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날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진당은 제1야당 국민당(52석)보다도 적은 5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급격한 정책 전환에 부담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도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양안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라이 당선인이 한국과 관련해선 신 공급망 형성을 위한 안보 대화 등 공급망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며 "대만은 한국의 6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인 만큼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비즈니스·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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