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에 오신다면 이 맛은 꼭 보고 가세요
헤리티지 품은 찻집 '더 티 룸스 1892'
브런치 덕후 성지 '크림퍼'
멜버른을 모르면 진짜 호주를 잘 안다고 할 수 없다. 멜버른은 호주 남동부에 위치한 빅토리아주의 주도(州都)로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연방 수도가 캔버라로 결정되기 전까지 멜버른은 1901년부터 27년간 호주의 연방 수도였다.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는 전체 국토 면적의 3%에 불과하지만 호주 총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중은 22%다. 독창성을 자랑하는 도시 멜버른은 로고 'M'을 개발하며 도시 브랜딩 성공 사례로 자주 꼽힌다. 멜버른은 외관이 같은 건물이 하나도 없다. 저마다 독창성이 강한 공간들은 멜버른 도시 풍경에 한 줌 개성을 보태준다.
멜버른의 다양성은 맛집 탐방을 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멜버른 대표 맛집을 소개한다. 인테리어도 힙해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했던 '인생샷 맛집'으로도 통하는 세 곳이다.
쨍한 붉은색 네온사인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곳. 이걸 봤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멜버른 시내 플린더스 거리에 위치한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 '슈퍼노멀(Supernormal)'이다.
입구도 화려한데 들어서면 오픈주방이 눈에 띈다. 넓은 공간에 긴 바를 중심으로 저마다 분주하다. 셰프들은 각자 재료를 다듬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바텐더가 칵테일을 흔들어 섞는다. 에너지가 넘치는 직원들과 레스토랑 전체가 오감을 자극한다.
2014년 개장한 슈퍼노멀은 멜버른의 스타 셰프 앤드루 매코널이 운영하는 곳이다.
메뉴에는 상하이와 홍콩에서 경력을 쌓고 영감을 받아 개발한 음식이 많다. 시그니처 메뉴인 랍스터 롤과 가벼운 퓨전 요리로 유명세를 얻었다. 만두는 물론 바비큐 요리까지 선보인다.
신선함이 넘치는 '시드니 록 오이스터(Sydney rock oyster)'와 '뉴 잉글랜드 랍스터 롤(New England lobster roll)'이 대표 메뉴다.
오늘날 멜버른에서 제대로 된 차 한잔을 맛보고 싶다면 '더 티 룸스 1892(The tea rooms 1892)'로 가자. 블록 아케이드에 자리한 '더 티 룸스 1892'는 원래 '홉툰 티 룸스(Hopetoun Tea Rooms)'였다. 1892년에 개장했는데 당시 빅토리아 초대 주지사의 부인인 홉툰 여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찻집이 날이 갈수록 유명해지며 현재 위치로 옮겼으며, 130년 넘은 역사를 써 가고 있다. 블록 아케이드와 함께 '더 티 룸스 1892'도 빅토리아주 유산 목록과 내셔널트러스트에 등재됐다. 기다림은 필수다. 보통 30분 넘게 대기하기 일쑤다.
시간을 꽤 흘려보낸 뒤 발을 들이면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고 1800년대 에메랄드색 벽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화려한 샹들리에, 빈티지 가구, 정교하게 무늬를 수놓은 본차이나가 당시 빅토리아 시대를 보여주는 듯하다. 실제로 이곳은 1890년대 상류층 인사들의 만남의 장소로 인기였다.
오전부터 붐비는 카페라 어쩌면 오픈런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찻집으로 명성이 높지만 커피나 어떤 것을 주문해도 만족도가 높다. '하이 티(HighTea)'로 불리는 호주식 애프터눈티 세트는 미리 예약해야 한다.
'크림퍼(Krimper)'는 오랜 폐창고를 개보수한 빈티지 감성의 카페다. 식물과 꽃이 가득한 길퍼드레인(Guildford Lane)에서 작은 자줏빛 간판으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길퍼드레인은 '그린 유어 레인웨이(Green Your Laneways)' 캠페인으로 골목에 초록 빛깔의 식물과 화분이 넘쳐난다.
퀸 빅토리아 마켓 근처라 서서히 걸어가면 금세 마주한다. 관광객이 적은 현지인 맛집이라는 점은 더 끌리게 한다. 오두막집에 놀러온 것처럼 우드톤의 내부는 평온한 감성을 고조시킨다. 크림퍼는 맛은 물론이고 예쁜 플레이팅의 브런치로 인기가 높다. 멜버른에서 세련된 미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곳이 동네 맛집이자 멋집이 된 이유는 카페에 오래된 폐품들을 인테리어 작품으로 만들어내면서다. 100년 된 리프트 카를 활용해 만든 테이블부터 중앙에 배치한 낡은 자동차까지. 올드함과 클래식함이 공존한다. 카페명은 건축가이자 이곳을 운영하는 카페 사장이 가구 제작자 슐림 크림퍼(Schulim Krimper)에 대한 존경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인테리어는 사장이 직접 꾸몄다. 크림퍼에 들르면 '김치 스크램블'을 꼭 맛볼 것을 추천한다. 겉돌지 않는 호주식 김치 맛집을 발견한 느낌일 것이다.
▷▷멜버른 여행을 100배 즐기는 법=아시아나항공은 2월 29일까지 인천~멜버른 직항편을 화·목요일 주2회 운항해 보다 빠르게 또 편히 여행할 수 있다. 아울러 도심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는 무료 트램과 'VicFreeWiFi'로 하루 1GB의 무료 와이파이 사용도 혜택 중 하나다. 다양한 데이투어를 활용해 그레이트 오션 로드, 야라밸리 와이너리 등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도 놓치면 아쉽다.
※취재 협조=호주 빅토리아주 관광청
[멜버른(호주) 권효정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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