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에 배터리 셀 가격 한달 새 `최대 10%` 하락

지난해 12월 중국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셀 가격. 트렌드포스 제공.

전기차 수요 둔화로 지난해 12월 배터리 셀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셀 가격은 전월보다 6~10% 하락했다. 셀 유형별로 보면 1Wh당 가격을 기준으로 각형 리튬인산철(LFP) 셀은 0.45위안으로 10.1%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각형 삼원계 셀은 0.51위안으로 6.7% 하락했고, 파우치형 삼원계 셀은 0.55위안으로 7.0% 내렸다.

배터리 셀 가격은 작년 10월과 11월에 각각 2%, 3~4% 하락한 데 이어 4분기 내내 내림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산업이 공급 과잉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린 영향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작년 12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재고 감축 전략을 추진하면서 셀 수요를 더욱 줄였다"며 "시장 주문 부족과 공급사의 현금 안정화 수요가 맞물려 저가 판매 전략으로 이어졌고, 이에 다양한 제품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망 전반의 재고가 점차 정상화하면서 올해 2분기부터 재고가 건전한 수준을 회복하고 배터리 가격도 안정화할 것"이라며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약 15∼20% 성장률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 가격은 60% 이상 하락했다. 니켈, 흑연, 코발트 가격도 각각 30%가량 내려갔다.

이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9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였던 5877억원보다 42%가량 낮은 3382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에 따른 공제액을 뺀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881억원에 그쳤다.

삼성SDI와 SK온 상황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8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전분기 대비 2.05%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은 SK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875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