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역 입학’ 비율 최저···늘어나는 반수·휴학에 ‘칼졸업’도 옛말
2022년 대학생 4명 중 1명은 ‘휴학’
지난해 고려대 지리교육과에 입학한 신승우씨(23)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온 이른바 ‘현역’ 동기들보다 3살이 많다. 신씨는 재수를 하고, 군대에서 한 번 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러 ‘늦깎이 입학’을 했다. 그는 “과 동기 중 현역이 절반, 재수하거나 그 이상 N수를 해서 들어오는 동기들이 절반”이라고 했다. 같은 대학 문과대학 23학번 A씨(21)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18학번 여자 선배도 만났다”며 “대학생활 중 나이를 물어보면 연령대가 정말 다양한데,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앙대 21학번 정다연씨(23)는 진로를 고민할 시간이 필요해 올해 휴학할 예정이다. 휴학이나 졸업 유예 없이 8학기를 연달아 다녀 ‘칼졸업’을 하면 내년 2월 학교를 나가는데, 그 때는 교환학생으로 외국을 가려 한다. 정씨는 “지난 1년을 바쁘게 지냈음에도 ‘정말로 나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공허했다”며 “휴학하는 동안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동안 공부하고 싶었던 제2외국어나 자격증 취득에 시간을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교 입학생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입학한 ‘현역’의 비율이 수능 도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학에 다니다 휴학하거나 그만둔 학생들도 점차 늘어 졸업 시기까지 미뤄지고 있다.
14일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 교육통계 분석자료집’을 보면 지난해 4년제 대학 입학생 33만439명 중 해당연도 고교 졸업생은 68.2%(22만5227명)이었다. 이는 1994학년도부터 수능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N수를 하고 입학한 학생은 26.0%(8만5872명)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검정고시 출신이 2.3%(7517명), 해외 입학생 등은 3.6%(1만1823명)이었다.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하거나 ‘반수’ 등을 시도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졸업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입학 후 다른 대학에 합격하거나 하는 이유 등으로 자퇴하는 ‘중도 탈락’ 학생 비율은 2022년 5.2%를 기록했다. 중도 탈락이 5%를 넘어선 것은 1980년 이후 처음이다. 대학생 휴학률도 1980년(10.6%)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0년(21.4%) 20%를 넘어섰고, 2022년에는 24.8%로 나타났다.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1학년 B씨(20)는 “‘동기 중 절반 가까이가 휴학을 했다”며 “생명과학 관련 학과라 그런지 의대 반수를 하기 위해 2학기에 휴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선배 중에도 N수에 실패해 돌아온 복학생이 많다”고 했다. 정다연씨도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거나 간호학과나 유아교육과처럼 졸업요건에 실습이 포함된 학과생이 아니라면 대부분 휴학을 한다”며 “‘칼졸업’하는 동기는 10명 중에 1~2명 정도”라고 말했다.
2025학년도 입시에서는 ‘의대 증원’ ‘무전공제 확대’ 등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면서 N수생과 휴학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의대는 N수생들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고, 무전공제 또한 또 다른 변수가 돼 N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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