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곳곳 새똥 습격... 떼까마귀 또 너냐?
전문가 “외곽 유인 위한 공간 필요”
“새똥을 맞지 않으려면 우산이라도 쓰고 다녀야 할 판입니다.”
14일 오전 10시께 평택시 통복시장 인근 노상주차장에는 새 배설물이 떨어져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엄모씨(50)는 “간밤에 차량이 새똥으로 뒤덮였다”며 “간밤에 쌓인 새똥이 잘 닦이지 않는지 인도조차 새똥이 가득해 길을 가려면 밟지 않을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전날 밤에 세워 둔 차량에는 어김없이 배설물로 범벅이 돼 있었다. 한 차량은 아예 비닐로 덮어 놓았다.
피해를 호소하는 건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가게 인근은 물론 입구까지 배설물이 가득 쌓여 손님들이 점포를 찾기 꺼린다는 것이다.
통복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음식을 먹는 곳에 이렇게 까마귀똥이 쌓여 있으면 누가 오겠느냐”며 매출에 지장이 있다고 호소했다.
겨울철 불청객 떼까마귀가 도심으로 몰리면서 평택 곳곳이 배설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일각에선 도심 외곽에 나무 등을 심어 철새들이 자연스레 도심에서 벗어나도록 서식처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떼까마귀는 중국 헤이룽장성과 러시아 아무르강 일대에서 여름을 나고 겨울철이 되면 월동을 위해 한국, 일본 등 남쪽으로 이동하는 겨울 철새다.
사람을 공격하거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질병을 옮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군집성이 강해 큰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탓에 도심에서 배설물 등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환경부도 장기간에 걸쳐 무리를 지어 피해를 준다며 떼까마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으나 도심에선 안전 문제로 사살·포획은 어렵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 일각에선 떼까마귀를 비롯해 비둘기 등 도심에서 급증한 조류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심 외곽에 머물 곳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낮에는 인근 먹이 활동을 위해 인근 농경지로 이동했다가 밤이 되면 잠자리를 목적으로 도심을 찾기 때문이다.
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장은 “10여년 전만 해도 떼까마귀가 평택 서부지역 농경지 등 변두리에 머물러 있었으나 천적을 피할 수 있고 밤에도 따뜻하기 때문에 도심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다시 외곽으로 유인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할 수 있다면 지자체로서도 청소비용 절감 등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떼까마귀는 물론 큰부리큰기러기 등 철새가 찾아오는 점을 고려하면 지자체 차원에서도 철새로 인한 피해 상황은 어떤지, 관광자원화 가능성 등 긍정적인 점은 어떠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해영 기자 chy4056@kyeonggi.com
안노연 기자 squidgam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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