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인 올드스쿨 타자" SF 지역이 주목하는 15인 선정, 이정후 향한 관심 뜨겁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새 1번타자 중견수 이정후가 연고지 '베이에이리어'에서 주목해야 할 야구인 15명에 포함됐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그가 가진 특별한 능력은 기대가 된다는 내용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14일(한국시간) 새해 베이에이리어에서 주목해야 할 야구인을 선정하면서 이정후를 언급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최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4년 뒤 옵트아웃으로 FA가 될 수 있는 권리도 챙겼다. 투자 규모가 곧 기대치라고 보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올 시즌 가장 주목하는 선수다.
지역 매체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이정후는 이 명단에서 14번째로 등장한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우리는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라는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가 어떤 통계 결과물을 가져올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운동선수로서, 만화 같은 중견수로서, 그리고 공을 방망이로 맞히는데 전문적인 재능을 가진 '올드스쿨' 타자로서 기대를 모은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물론이고 현지 언론, 야구인들이 입을 모아 이정후에게 기대하는 요소는 역시 타구 생산 능력이다. 이정후는 MVP 시즌을 보낸 지난 2022년 142경기 627타석 553타수 동안 삼진아웃이 단 32번 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타격폼에 변화를 줬던 지난해 역시 총 387타석 330타수 동안 23번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마침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시프트 제한 규칙을 도입하는 등 야구에 역동성을 회복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로 연속 안타에 의한 득점보다 장타 한 방을 노리는 야구가 되면서 보는 재미가 사라졌다는 발상이 규칙 변경으로 이어졌다. 이정후는 왼손타자라 시프트 제한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뛰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KBO리그에서는 그 누구보다 공을 잘 때리는 타자였다.
전국이 이정후를 주목한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앞서 12일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지션 별 보강이 잘 된 팀을 소개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외야에 집중했다. 이정후 영입전에서 승리한 덕분에 외야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는 오프시즌 기간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바람의 손자'라 불리는 한국의 중견수 이정후를 영입했다"며 샌프란시스코의 이번 겨울 최대 성과로 이정후 영입을 꼽았다. 또 "이정후는 인상적인 콘택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 KBO리그 성공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도약할 것이라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정후의 예상 성적도 공개했다. MLB.com은 "이정후는 출루율 0.354, wRC+(조정득점행산력) 116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된다. 삼진과 볼넷 비율도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WAR은 3.2를 기록할 것이다"고 소개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를 비롯해 10명의 선수들을 기용했을 때 중견수 WAR 0.4를 얻었는데, 이보다 크게 향상될 것이다"고 이정후 영입 효과를 설명했다. 지난해 30개 구단 가운데 28위에 머물렀던 샌프란시스코의 중견수 WAR은 올해 11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이적을 이끈 '구단에는 악마, 선수에게는 천사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명단에서 두 번째로 언급됐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보라스는 상황에 따라 샌프란시스코가 노리는 선수의 계약을 성사시키거나 무산시킬 수 있는 에이전트다. 남아있는 FA 가운데 상위 4명, 코디 벨린저와 맷 채프먼,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 이들은 모두 보라스의 고객이다. 보라스는 자이언츠가 마이클 콘포토, 로스 스트리플링, 션 머네아 3명을 옵트아웃으로 영입하고 1년 뒤 다시 이정후에게 샌프란시스코행을 주선했다. 콘포토와 스트리플링이 남은 반면 머네아는 떠나기로 했고 뉴욕 메츠와 계약했다"고 썼다.
'옆동네' 오클랜드도 보라스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폴 블랙번과 잭 겔로프, 셰어 랭클리어스가 보라스코퍼레이션과 함께한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또한 "보라스는 지난달 애슬레틱스 구단주 존 피셔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연고지 이전 추진을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보라스는 지난달 "이 결정이 왜 내려졌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야구에 해가 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홈구장 오클랜드콜리세움의 임대계약은 이번 시즌까지인데, 새 연고지인 라스베이거스 야구장은 2028년에야 쓸 수 있다.
밥 멜빈 감독은 보라스 다음으로 등장했다. 이 매체는 "다시 그의 뿌리로 돌아갔다(멜빈 감독은 베이에이리어 출신이자 샌프란시스코에서 선수로 3시즌을 뛰었다). 멜빈 감독은 앞서 게이브 캐플러 감독보다 팀 운영에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질 것 같다. 팬들은 캐플러의 잦은 플래툰, 오프너 기용에 지쳤다. 멜빈 감독의 운영은 구식 야구와 새로운 야구의 조화가 기대된다. 새로운 투수코치인 브라이언 프라이스가 그들의 선발 로테이션을 얼마나 풍부하게 만들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썼다.
샌프란시스코 그렉 존슨 회장은 6번째로 등장했다. 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의 회장은 팀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임원이다. 그의 흔적은 샌프란시스코 야구의 다음 세대까지도 남아있을 것이다. 존슨 회장은 오타니 쇼헤이에게 7억 달러 오퍼를 승인했는데, 이것은 샌프란시스코가 선수 영입을 위해 큰 돈을 기꺼이 쓸 것이라는 신호다"라며 추가 보강을 기대했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은 10번째다. 최근 연이은 선수단 보강 실패로 '레임덕' 위기에 놓였지만 생존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자이디 사장은 레임덕에 놓이는 대신 2026년까지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압박은 계속된다. 올 시즌은 자이디의 사장 취임 6년째. 팬들과 구단주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썼다.
한편 이 15인 명단 첫 번째는 샌프란시스코 아닌 오클랜드의 '인물들'이 장식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연고지 이전을 1년 앞둔 오클랜드 팬들의 애정에 주목했다.
바로 오클랜드 팬들이 베이에이리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이 매체는 "애슬레틱스가 2023년 역사적으로 참담한 시즌을 보낸 가운데, 팬들은 강한 정신력과 엄청난 추진력을 보여줬다. 어떤 면에서는 최고였다. 애슬레틱스 구단은 112패에 그쳤고 1968년 이후 연고지였던 오클랜드에서 떠나겠다고 밝혔다. 애슬레틱스 팬들은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더 많은 시위와 보이콧, 장난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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