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ABS 적응과 변화구 활용

스포츠동아DB

KBO는 2024시즌 개막전부터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을 1군에 도입한다. 11일 열린 KBO 이사회에서 확정됐다. KBO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스트라이크-볼 판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른바 ‘AI 심판’으로 통하는 ABS의 도입을 결정했다.

KBO는 지난 수년간 퓨처스(2군)리그에서 ABS를 활용해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진행했다. 1·2군을 오갔거나 2군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던 선수들은 이미 ABS를 경험했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오류가 발생한 적도 있었고, 스트라이크-볼 판정 결과가 구심에게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하는 등 일부 문제점도 드러났다. 하지만 KBO는 이를 최대한 보완해 새 시즌 1군 경기가 원활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계획이다.

선수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빠른 볼을 던졌을 때는 심판들이 설정한 스트라이크존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변화구는 달랐다. 특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 슬라이더 같은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들은 ABS를 통해 자신의 판단과는 다른 결과를 얻었다. 특히 볼이라고 생각된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갔다는 판정을 받을 때가 있다. 포수가 공을 잡은 순간 육안으로는 낮았다고 판단됐지만, 공이 홈플레이트를 지나는 시점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는 ABS 판정 사례가 종종 나왔다. 선수들은 결국 ABS도 적응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심판이 나름대로 설정한 존과 ABS가 정해놓은 존 사이에 차이는 있겠지만, 공을 던져서 그 존을 통과해야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결국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LG 투수 함덕주는 “ABS에 익숙해져야 한다. 스프링캠프 등 시즌 준비과정에서 공을 던져보면서 어떤 궤적으로 어느 위치에 들어갔을 때 스트라이크 콜이 나오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실전에서도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비겁하게 보일 순 있지만, 볼처럼 보여도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온다면 그 위치에 정확하게 던지는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투수들도 훈련과정에서 ABS를 경험하면서 적응력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ABS와 함께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도입을 추진해온 피치클록은 후반기부터 적용한다. 전반기에는 시범운영만 한다. 투수들의 시즌 준비에서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였다. 각 팀 투수들이 개막 이전까지 최대한 ABS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해졌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