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민간 카페가 ‘청년·노동자 상생 공간’으로[현장에서]
민간 까페 활용한 이동노동자 쉼터 ‘달고나’ 선보여
광주광역시 광산구가 공간을 활용한 시민 상생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공시설 내 예비 창업자를 위한 사무공간 구축과 민간 카페를 활용한 노동자 쉼터가 호응을 얻으면서다.
14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지역경제활력센터 내에 예비 창업자 사무공간인 광산형 구독오피스를 지난해 12월 22일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 이곳에는 주방용품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 김상헌씨(25)를 비롯해 미디어 콘텐츠, 한식업, 사회적 기업 등 창업을 준비하는 5팀이 입주해 있다. 광산형 구독오피스에는 개인실 5곳과 회의실 등이 마련돼 있다.
2년 전 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이곳에 입주하기 전까지 사무공간으로 카페와 사설 공용오피스를 전전해왔다고 했다. 카페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면서 소음으로 인한 업무 방해가 심했고, 회의를 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았다. 공용오피스 경우 평균 보증금 300만원에 월 이용료로 30만원을 줘야 해 경제적인 부담이 컸다.
광산형 구독오피스는 이런 불편을 모두 없앤 것이 특징이다. 월 12만원을 내면 개인 사무공간을 365일 하루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책상과 옷장, 냉난방기, 냉장고, 프린터 등이 갖춰져 있고 회의실 등 부대시설 사용도 쉽다. 특히 건물 2층에 광산구기업주치의센터가 자리 잡고 있어 기업 운영·창업과 관련한 자문을 수시로 구하고, 맞춤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문턱도 낮췄다. 기존 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를 위해선 창업계획서와 면접 등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곳은 중고 직거래 온라인 마켓인 ‘당근’을 통한 신청제로 이뤄져 김씨 등 5명은 모두 선착순으로 선발됐다.
김씨(25)는 “공간도 쾌적하고 컨설팅 등도 받을 수 있는 개인 사무실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용 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이다. 3개월로 계약된 1개실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실은 계약이 끝나는 내년에야 이용할 수 있다. 광산구는 현재 ‘입주형’인 구독오피스 외 ‘대관형’ 공간 3곳(광산공유센터·소촌아트팩토리·월곡2동 행정복지센터)을 지난 2일부터 운영 중이다.
민간과 협업해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든 것도 눈길을 끈다. 광산구는 지난해 10월 프랜차이즈 카페 등 21곳을 이동노동자들의 쉼터로 지정했다. ‘달고나(달리다 고단하면 나에게 오세요)’라고 이름 붙여진 이 카페들은 점주와 협의를 통해 이동노동자들이 음료 주문 없이 다음 배달 때까지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광주지역에는 2018년부터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달빛쉼터’ 34곳이 운영 중이지만 대부분 공공기관에 마련돼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반면 달고나 쉼터는 번화가에 위치해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광산구가 최근 이동노동자 123명을 대상으로 ‘달고나’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 ‘매우 만족한다’는 46.3%(56명), ‘만족한다’는 28.1%(34명)로 나타났다.
‘달고나’ 쉼터에 참여한 한 점주는 “지난해 8~9월 광산구로부터 제안받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역 공동체 상생 차원에서 석 달쯤 운영해 본 결과 영업에 큰 지장이 없을 뿐더러 이동노동자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라며 “주변에도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산구 지속성장일자리과 관계자는 “광산형 구독오피스와 달고나 쉼터가 시민의 꿈을 응원하고 실현하는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유휴공간 확보 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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