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당이 이끌면 정책 뒷받침"…`한동훈 주도` 공식화한 고위당정

한기호 2024. 1. 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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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섭 비서실장 "민심 가장 민감하게 듣는 곳은 여당"
"정부 인식도 '격차 해소'…'정교하게' 정책을" 韓 코드 맞춰
여당대표석 데뷔 韓 "국민 체감할 불합리 격차 해소 실천을"
한덕수 총리 "약속드린 尹정부 성과 협의에 당정 하나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6차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제16차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동훈 체제'의 국민의힘이 새해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정 한호흡"을 당부하고, 대통령실과 "당이 전하는 민심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을 추진하자고 했다. 당정은 이번 고위협의회를 평소의 국무총리 공관이 아닌 국회에서 열었다. 약 1년간 '수직적'이라고 비판받아온 대통령실·여당 관계 일신을 꾀한 모양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14일 오전 제16차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당정은 국정운영 동반자로서 민생우선 기치를 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책임감있게 협력해야 한다. 당은 늘 국민의 삶의 현장에 가까이 있다. 국민 목소리를 가장 민감하게 들을 수 있는 곳이 당"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당이 전하는 민심을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모두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께서 말씀하신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분야의 다양한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 정부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당이 앞에서 이끌고 정부가 이를 정부가 실효적 정책으로 뒷받침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비대위가 새롭게 출범(지난해 12월29일)한 만큼 오늘 회의는 총리 공관이 아닌 국민과 소통하며 민의가 반영되는 이곳 국회에서 개최하게 됐다. 회의 안건으로 '설 민생대책 논의'를 한 것도 그런 취지"라며 "국민이 체감, 피부에 와닿는 구체적인 성과를 속도감 있게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당정이 힘을 모으자"고 했다.

이관섭 비서실장은 "민생회복의 한 해에 우리 모두 '정교하게' 또 박력있게 준비된 정책으로 국민께 보답하자"고 덧붙였다. '격차 해소', '국민 체감', '정교한' 정책실천 등 한동훈 비대위원장 표 구호를 대통령실이 뒤따르는 화법을 취했다. 연말연시 개편을 거친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새해 상견례에서 변화를 피력한 셈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취임 이후로는 처음 고위당정협의회에 데뷔해 "(법무장관 시절) 고위당정 자리에 많이 와봤는데 이 자리(여당 대표)에 앉아보니 새롭다"며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에서도 개편이 있었던 터라 오늘 이 자리가 더 새롭게 느껴지는데 정부·여당도 더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연초에 신년인사로 각 지역을 많이 다녔는데 많은 국민께서 정부와 여당을 격려하고 계시나, 저희가 완벽하게 잘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더 잘하란 의미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역량 총동원해서 민생을 챙겨야 한다.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함께 한호흡으로 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한호흡으로 효율적 협업한다면 우리 정책은 더욱 정교해지고 실천동력은 배가될 것"이라며 "당은 앞으로 교통·안전·문화·치안·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합리한 격차를 줄이고 없애는 데 힘을 집중하고자 한다. 결국 그게 구체적인 민생을 챙기는 것"이라면서 "데이터가 축적된 정부가 이 점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과', '현장', '책임' 순으로 강조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뜬구름 잡는 추상적인 언어보다 결과를 내자"며 "우리 국민 동료시민들께서 정책의 차이를 즉각 즉각 느끼게 해드리고 그 내용을 잘 설명해서 홍보하자"고 했다. 또 "각 지역마다 갈구하는 현안을 그 지역에서 직접 챙기고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아가 "아무리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국이지만 실현 가능성 없는 정책이라든가, 그냥 기대만 부풀려놓고 책임지지 않는 정책은 저희 당은 하지 않으려 한다"며 "정부에서도 그 점을 충분히 유념해 저희들을 좀 뒷받침해달라"고 했다. 또 이날 협의회 의제인 설 민생대책 이외에 '대학생 학비를 획기적으로 경감시킬 방안' 논의를 당부했다.

정부 측 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도 협의회에서 "새로 당을 이끌어나가시게 된 한동훈 비대위원장께서 참석해주셨다. 또 이 비서실장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 대통령비서실과 내각에도 훌륭하신 분들이 새로 임명되셨다. 고위당정협의에 참여한 것을 환영하고 앞으로 당정 소통과 민생현안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가운데 한덕수 총리는 정부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시장경제·건전재정 원칙 아래 성과를 보였다며 "지난해 역대 3위 수출액 기록했고 물가는 연초 5%대로 출발했지만 12월엔 약 3%초반까지 하향안정화 됐다. 평균 고용률이 역대 최고인 62.6%를 기록하고 핵심 취업층인 20대 후반 청년고용률도 72.3%로 역대 최고였다"고 자평했다.

윤석열 정부 3년차 방향으론 "수출 중심 회복세를 소비·관광 등 내수 활력으로 확산시키고 미래사회를 대비할 노동·교육·연금개혁, 인구·기후위기 대응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며 "약속드린 국정운영 성과를 당정이 협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 국민이 체감하실 수 있도록 당정이 하나가 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을 맞췄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비판받은 당정관계 관련 "당과 정부는 일하는 정도나 각각 특장점이 있다. 당은 '날것의 민심'을 접하기 좋은 곳이다. 그러나 정부처럼 아주 정교한 정책을 운영해온 자산이 있지는 않다.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조금 더 박력있는 정책을 낼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민심이 원하는 정책 제안을 '박력'있게 띄울 수 있는 주체가 여당이란 의견으로 풀이된다. 한 비대위원장은 "박력이 있고 정교한 정책이 국민 지지와 이해를 만날 때 나라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당정이 할 일이 있고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맡은 위치에서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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