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주행정보 펼쳐주는 'HUD', 그 진화의 끝은?
편의성 물론 '전방주시' 유지로 안전성 확보
현대모비스 등 증강현실 적용 HUD 개발 중
영화 '아이언맨'을 보면 아이언맨이 비행이나 전투를 하는 동안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가 주변이나 적들의 정보들을 파악해 아이언맨의 눈앞에 보여주죠. 자동차에도 이와 비슷한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Head Up Display)'인데요. 오늘은 이 HUD의 종류와 원리에 대해 알아볼게요.
눈앞에 모든 주행 정보가?
HUD는 운전자 정면에 속도,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편리한 기능입니다. HUD는 안전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운전 중 계기판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중요한 주행 정보를 파악할 수 있죠.
주행 중 단 2초 동안 다른 곳을 봤다고 가정하면 50km/h의 속도에선 약 28m, 100km/h에선 약 55m를 앞을 보지 않고 운전하게 됩니다. HUD는 운전 중 필수인 전방주시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사실 HUD는 자동차에 앞서 전투기에 탑재되던 기능입니다. 전투 상황에서 정면으로부터 시야를 떼지 않고 여러 비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능이죠. 만약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적 전투기를 놓치거나 한다면 아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자동차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도 꽤 오래 됐습니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1988년에 HUD 기능이 있는 차를 내놨죠. 국내 자동차는 2012년 기아 K9부터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HUD는 어떤 원리로 구동되는 걸까요. HUD는 종류에 따라 구동 원리가 다릅니다. 우선 최근 완성차에 탑재되는 HUD 종류로는 컴바이너 타입과 윈드쉴드 타입 등이 있습니다.
우선 컴바이너 타입은 자동차 계기판 또는 클러스터 위에 별도의 글라스 형태 스크린을 세우고,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비교적 부품 단가가 저렴해 그동안 주로 보급형 모델에만 탑재됐습니다. 컴바이너 타입은 운전석 대시보드 위에 투명한 스크린을 따로 설치하는 탓에 운전 중 시야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윈드쉴드 타입은 별도의 장치 없이도 윈드쉴드(앞유리)에 정보를 표시하죠. 원리는 '빔 프로젝터'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차량 대시보드 밑에 위치한 투사기에서 쏜 이미지는 두 번의 반사 과정을 거쳐 운전자의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반사 없이 앞 유리에 직접 빛을 쏘게 되면 너무 큰 크기로 이미지가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빛을 반사하기 위해 HUD 부품엔 '폴딩 미러'와 '비구면 미러' 두 개의 거울이 사용되는데요. 폴딩 미러는 빛의 경로를 바꿔주는 역할을 하고, 비구면 미러는 이미지를 운전자 시야에 알맞게 확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앞유리엔 정보가 잘 표시될 수 있도록 특수 코팅을 거치죠.
HUD의 미래 '증강현실'
HUD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진화하면서 HUD도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있죠. 우선 자동차 부품 업계에선 증강현실(AR)을 미래 HUD 기술의 핵심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증강현실은 현실 물체 위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표시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할수록 자동차가 인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예를 들면 현재 HUD는 현재 주행 중인 차선과 앞차 정보만을 표시합니다. 향후 3단계나 4단계 자율주행이 상용화된다면 양옆 차선을 비롯해 더 많은 차량 주변 환경을 차량이 인식하고 운전자에게 전달해야 하죠.
HUD에 AR 기술을 활용한다면 더 많은 주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죠. 운전자 입장에선 눈앞에 보이는 현실 물체에 정보가 직관적으로 표현되니 더 정보를 인식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AR HUD는 향후 프리미엄 완성차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AR HUD는 2025년 100만 대 규모에서 오는 2030년 1200만대 규모로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자동차 업계에선 AR HUD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한창입니다. 국내에선 현대모비스가 대표적이죠. 현대모비스는 2020년과 지난해 글로벌 AR HUD 업체인 '엔비직스'에 약 7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엔비직스는 현재 홀로그램 기반 AR HUD를 양산하는 유일한 업체죠. 현대모비스는 보유한 부품 기술과 엔비직스의 AR HUD를 연계해 고부가가치 HUD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에 발맞춰 HUD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현재 일차원적인 HUD에서 발전해 더 큰 화면에서 AR 기술 등을 활용해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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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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