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6명대도 깨진다…"초저출산 후폭풍 시작에 불과"

홍예지 2024. 1. 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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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초저출산 후폭풍이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무서운 경고가 나왔다. 지금까지 보다 더 큰 변화, 다시말해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는 것이다. 세계 꼴찌인 합계출산율은 올해 0.6명대를 찍고, 앞으로는 0.5명선까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나라 존립까지 위협하는 시급한 상황이지만, 저출산을 해결할만한 '특단의' 대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출산율 바닥 아니다…0.5명대도 예상
14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올해 0.68명(전망치)으로 처음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 이동 등을 중간 수준으로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다. 연간 출생아 수는 50년 후인 2072년 16만명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2022년 연간 출생아 수(24만6000명) 대비 65% 수준이다.

저명한 인구학자인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연구원 교수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가 초저출산 시작 시점의 영향에 불과하다"며 "출생아 수는 2000년생 63만명에서 2005년생 43만5000여명으로 급감한 것도 큰 변화이지만, 2017년생부터는 30만명대로 내려앉았고 2022년에는 24만9000명으로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더 안 좋은 상황을 가정한 통계청의 저위 시나리오에서는 출산율이 0.6명선도 깨진다. 2026년에 0.59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최 교수는 "급격한 인구변화가 예상되며, 저출산이 완화되지 않는 한 이런 위기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예를들어 50만 규모인 군 병력구조와 40만명대 대학교 입학정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병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연간 50만명이 입대해야 하지만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25만명에 불과하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은 사상 처음으로 40만명대가 무너질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 수가 줄면서 지난해 전국 공립 초등교사 신규 임용 모집공고는 전년 대비 11.3% 급감했다.

앞으로 불어닥칠 일은 그야말로 '치명타'다. 노동 시장과 국가 재정에 커다란 구멍을 낸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보다 34.75% 줄면서 한국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은 28.38%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보험은 수급자는 느는데, 보험료를 낼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됐다.

후폭풍 시작…해답없는 저출산
문제는 출산율을 반등시킬 만한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인구 문제와 관련해 '결혼·출산·육아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 정도의 방향성만 담겨, 정부의 인식과 대책이 부족하단 지적도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육아 친화적인, 출산 친화적인 부분은 정부 지원만으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 '분위기 조성'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라며 "올해 또 전반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4분기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 수정판을 통해 새로운 저출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내년 0.65명을 찍고 2026년부터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정작 출산 당사자인 2030세대들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최 교수는 "많은 선진국들에서 결혼과 출산은 선택사항이 됐고 과거처럼 높은 출산율 사회로는 돌아갈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나라처럼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발전 경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급한대로 소극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전략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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