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시점 고심하는 이재명···지지율 답보 상태 민주당
지지율 답보·당 분열 수습 등 과제 산적
한동훈 효과 및 공천 잡음도 경계 요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사건으로 당무를 중단한 지 14일로 13일째를 맞았다. 지난 10일 퇴원해 이날로 닷새째 자택에서 회복 중인 이 대표는 복귀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지지율 답보 상태 극복, 당 분열 수습이라는 숙제를 받아들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이 대표가 퇴원 후 잘 회복하고 있으나 당무에 복귀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사건을 맡은 변호인은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 대표가) 말하는 것조차도 상당히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재판에 출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당무에 복귀하는 대로 민주당 지지율 답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유권자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 민주당 34%로 한 달 전 직전 조사(지난해 12월 12∼14일) 때와 같았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5%, ‘야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 응답은 51%였다. 높은 정부 견제 여론이 민주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은 “야당은 민주당뿐 아니라 현재 추진 중인 여러 신당까지 아우른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정국에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당 지지율이 오르리라고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과 오차범위 밖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김 여사가 공식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 계획을 발표한 것이 여당의 추가 지지율 하락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동훈 컨벤션 효과’도 민주당이 경계해야 할 요소다.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더니 이 대표는 23%, 한 위원장은 22%였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피습사건 이후 선호도가 4%포인트 올랐는데 한 위원장은 6%포인트 올랐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을 ‘윤석열 아바타’ ‘김건희 호위무사’라고 비판했지만 한 위원장 선호도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한 셈이다.
총선 공천 잡음 등 내부 요인도 민주당 지지율 상승을 저해하는 요소다. 이 대표를 비롯해 노웅래·황운하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 기소됐거나 논란이 된 인사들이 줄줄이 당 예비후보자 검증을 통과했다. 노 의원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고 황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 정 전 의원은 4년 전 총선에서 성추행 의혹으로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친이재명(친명)계 정치인들의 비이재명(비명)계 의원 지역구 ‘자객 출마’ 논란도 일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의 신당 창당도 민주당에 악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수도권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이 아닌 1당도 되기 쉽지 않다”며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이 대표 색깔을 빼고 친명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만 매달리지 말고 한동훈 비대위를 제압할 포지티브 선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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