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술 취해 길에 누워 있던 60대 ‘사망’…경찰이 집 앞까지만 데려가

유족 측 ‘처벌불원서’ 제출

뉴시스

한파 속 만취한 남성이 길에 누워 있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취객을 자택 앞까지 데려가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관 2명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경징계 조치를 받았다.

울북부지법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A경사와 B경장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과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지난해 11월 내렸다.

이들은 2022년 11월 30일 '길에 주취자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전 1시28분쯤 술에 취한 남성 C씨(60대)를 자택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다세대주택 공동 출입문 앞까지 데리고 갔다.

경찰들은 C씨가 집안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6시간 넘게 방치된 C씨는 같은 날 오전 7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서울에는 한파 경보가 내려져 최저 기온이 영하 8.1도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C씨의 상태와 당시 기온 등을 근거로 두 경찰관이 사망을 예견했을 가능성이 충분했는데도 구호 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해 6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C씨 유족들은 이들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9월 A경사와 B경장을 약식기소했고, 이들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후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