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한국 아니지만, 분위기는 최고…부상자 이탈한 ‘왼쪽’ 공백 메워라[SS도하in]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강예진 기자] 건강하지 않지만 분위기는 좋다. 64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가 첫발을 내디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8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복병’ 바레인을 상대한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턴) 등 ‘빅리거’가 즐비하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3위(12골)다. 이강인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 프랑스 슈퍼컵에서 결승골을 작렬, 팀 우승을 이끌었다. 김민재 역시 ‘철벽 수비’로 뮌헨을 지키는 등 경기 감각이 절정이다.

뿐만 아니다.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박용우(알아인) 등 이들을 받치는 요원 역시 탄탄하다.

대회 개막 전 변수가 닥쳤다. 황희찬과 김진수(전북 현대), 이재성이 다쳤다. 이재성은 가벼운 타박상으로 곧장 훈련에 정상 복귀했다.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황희찬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경기에서 헤딩골을 성공한 후 미소짓고 있다. 2023.11.16.상암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황희찬과 김진수는 얘기가 다르다. 황희찬은 왼쪽 엉덩이 피로 누적, 김진수는 왼쪽 종아리 부상이다. 둘 다 1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도하 입성 후 팀 훈련에서 모두 제외됐다. 둘은 사이클과 스트레칭 등으로 재활 중이다. 이들의 부상 이탈로 공백이 생긴 ‘왼쪽’ 자리를 메우는 게 급선무로 떠올랐다.

왼쪽 윙어 황희찬은 스피드를 활용한 저돌적인 돌파 능력이 압권이다. 빈자리에는 이재성 혹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등 젊은 자원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정우영은 지난 6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황희찬 대신 왼쪽 윙어로 나서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홍현석도 오른쪽 윙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이들의 활약에 기대를 모아야 한다.

왼쪽 풀백 김진수의 공백은 이기제(수원 삼성)가 메운다. 날카로운 킥이 장점인 이기제는 그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한 김진수를 대신해 클린스만 체제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교체자원 없이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는 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1991년생으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고감도 왼발 크로스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바레인은 한국을 상대로 내려앉아 플레이할 가능성이 크다.

‘완전체’는 아니지만 한국 대표팀 분위기는 최고다. 현지 입성 후 선수단이 ‘직접’ 훈련을 요청할 만큼 의욕이 넘친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 승리를 시작으로 지난 6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6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또 7연속경기 무실점 행진이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좋다. 한국은 6연승 동안 20골을 몰아쳤다.

첫 경기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우승후보’로 꼽히는 한국이지만 대회에서는 어떠한 변수가 작용할지 모른다.

바레인은 축구 인프라가 좋지 않다. 다른 국적 선수를 귀화시켜 전력을 끌어올렸다. 최근 A매치 5경기 성적은 3승2패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2007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이 공동 개최한 대회에서 바레인과 조별리그에서 만나 1-2로 패한 적이 있다. 당시 ‘바레인 쇼크’로 불렸다. 결코 얕볼 수 없다.

클린스만 감독이 “일본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레인과 첫 경기다. 바레인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