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 길목서 ‘정치해방’ 들고 나온 이낙연·‘비빔밥’ 들고 나온 이준석
제3지대 주요 인사들이 오늘(1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비명계 3인이 추진 중인 신당 '미래대연합'(가칭) 발기인 대회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양당 기득권 정치 타파를 위한 연대와 협력에 공감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새로운미래'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와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미래연합의 창당을 축하하며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 이낙연 "오늘, 정치해방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이준석 '비빔밥론' 화답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정치협력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국민들이 양자택일의 속박에서 벗어나 비로소 정부와 정당을 선택하는 권리를 회복하는 국민복권의 날, 정치해방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대한민국 정치를 무능의 정치에서 유능의 정치로, 절망의 정치에서 희망의 정치로, 적대의 정치에서 연합의 정치로, 투쟁의 정치에서 생산의 정치로 바꿔내는 과업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3지대 세력이 한데 모이는 이른바 '빅텐트'를 언급하면서 "텐트를 크게 쳐달라. 좀 추워도 기꺼이 함께 밥 먹고 함께 자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 '새로운 미래'가 이번 주 초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예고한 가운데 향후 '미래대연합'과의 선거 연대를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축사를 이어받은 이준석 위원장은 자신이 국민의힘 당 대표 취임사 때 썼던 '비빔밥' 비유를 다시 꺼냈습니다.
이 위원장은 "그때 제가 만들겠다고 했던 정당은 비빔밥 같은 정당이었다. 비빔밥 위에 여러 고명이 각각의 색감, 식감을 유지한 채 올라가는 것이 비빔밥의 성공 비밀이라고 했다"면서 "모두가 당근이 되길 원하거나 모두가 버섯이 되길 요구하는 정치가 되면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텐트보다 멋있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면서 "큰 집에서 많은 국민들이 각지의 특산품에서 모인 비빔밥을 즐기는 그날이 정치개혁이 완성되는 날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 이준석 "'떴다방' 이미지라면 참여 생각 없다"…속도 조절도
다만 이 위원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큰 집에 참여하려는 정파들은 국민 앞에 다음 대통령 선거 정도까지는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해야 한다"며 "이것이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친다면 그런 결사체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제3세력들의 조기 합당론'에 대해 "급하게 모여서 다 갈아버리면 그게 죽이지 비빔밥이겠느냐"며 "나는 선명한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지금 창당 행보에 나섰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가진 실체적인 고민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비빔밥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 금태섭·양향자·조기숙 "민주주의 위해선 신당이 답이다"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축사를 통해 "국민은 여당, 야당 다 싫다는 입장이고 우리에게 미래가 없어 보인다"며 "그래서 신당 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 개수만큼 투표율이 올라가는 게 정상이고, 그래야 민주주의가 발전한다"고 말했습니다.
양향자 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와 비전"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그(가치와 비전의) 힘을 모아 양당의 폐해를 없애달라는 국민의 열망, 염원에 우리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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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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